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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시아 "'마녀2' 찍으며 스스로 의심하기도…나를 비워냈죠"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2.06.17 17:08

신시아 인터뷰 / 사진: NEW 제공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기적의 소녀'에 낙점된 배우 신시아가 베일을 벗었다. 박훈정 감독이 펼치고 있는 마녀 유니버스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서다. 영화 '마녀2'의 주역 신시아는 데뷔작이 곧 대표작임을 입증하며 흥행을 이끌고 있다.

'마녀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소녀는 '백 총괄'(조민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아이로, 엄청난 염력과 파괴력을 가진 병기로 키워졌다.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소녀는 소통하는 법도 식사 예절도,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나 마찬가지다. 극 중 신시아는 야생적이면서도 순수한 소녀를 말간 마스크와 오묘한 표정으로 그려냈다.

무려 1,40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첫 데뷔에 주연작을 얻어낸 신시아와 영화 개봉 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딘 신시아는 작품 속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득 풍기며 자리에 임했다.

"개봉 전이라 많이 떨린다"라고 운을 뗀 신시아는 '마녀2' 오디션을 처음 봤을 때부터 시작하면, 2년 만에 드디어 데뷔작을 선보이게 됐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그런 그에게 지금의 감정을 물었다.

"2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어요. 이렇게 개봉한다니 이제 너무 실감이 나고 감사하고 떨려요. 시사회 반응도 조금은 찾아봤어요. 어떤 피드백이든 저에게 무언가를 말씀해 주시는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신기했어요. 안 좋은 말일지라도 신기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박훈정 감독의 깐깐한 눈을 통과하기 위해선 수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과해야 했다. 신시아는 비대면 오디션부터 대면 미팅, 인터뷰까지 모든 과정을 겪고 박훈정 감독의 눈에 들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던 순간을 회상하던 신시아의 얼굴에 홍조가 띠었다. 그때의 감정이 다시 느껴지는 듯, 벅찬 목소리로 그날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대면 미팅을 하고 나서 수일 안에 결과가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녁까지 연락이 안 와서 마음이 슬퍼지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전화를 받았더니 박훈정 감독님께서 '너 뭐 하니?' 하셔서 '저 지금 빵 먹고 있습니다'라고 했더니, '어 그래 잘하고 있다. 코로나인데 조심하면서 집에서 빵 먹고 잘 지내고 있어라'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눈물이 살짝 차올랐고, 먹던 빵도 떨어뜨렸어요. 정말 실감이 안 났던 것 같아요.(웃음)"
2편의 소녀는 1편의 '구자윤'(김다미)보다 더 날 것의 인물이다. '신시아 표 마녀'를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건 '비움'이었다. 분명 자신과 다른 소녀였기에, 신시아는 소녀에 이입하는 것보다 자신을 덜어내는 것에 집중했다.

"저랑 소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저는 감정을 잘 표현하는 편이에요. 감사한 일이 있으면 '너~무 감사해요~'하기도 하고, 슬픈 장면이 나오면 바로 눈물이 '또록' 나오고요. 그런데 소녀는 그런 감정이 무디고, 애초에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저의 그런 면을 많이 지우고 비우려고 노력했어요. 정말 알에서 깨어난 아이라는 생각으로 했죠."
처음 겪는 현장은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신시아는 박훈정 감독을 따랐고, 스스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고민이 많았던 때도 있었다. 절제된 감정선에 액션까지, 기존에 다져왔던 연기와 차원이 다른 일이 닥쳐왔다.

"영화 촬영 자체가 처음이라서 표정이나 움직임들이 어떻게 카메라에 비칠지 모르겠더라고요. 혼자 셀프 카메라를 많이 찍으면서 연구했어요. '표정 1', '표정 2' 이렇게 여러 가지 버전을 시도하면서 '이런 건 덜어내자' 하며 결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셀프 카메라는 다음날 찍을 분량을 미리 방에서 찍어보면서 연습하기도 했고, 현장에서도 핸드폰으로 계속 찍으면서 연구했고요."

"(캐릭터적으로) 표현을 절제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고, 정적인 상황에서 연기를 보여드려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액션도 처음이라 많이 배워야 했어요. 소녀는 많은 움직임을 요한다기보다는 간결한 동작으로 강렬한 힘이나 그런 걸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걸 많이 연습했어요. 같은 동작을 반복해보면서 소녀만의 움직임을 찾으려고 했죠."
신시아를 이끌어준 건 박훈정 감독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모든 선배 배우, 스태프였다. 현장이 처음인 신시아를 배려한 듯, 박훈정 감독은 소녀의 서사에 따라 촬영을 진행했다. 그 덕에 신시아는 소녀에 스며들 수 있었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촬영을) 했어요. 감독님께서 저에게 가장 많이 해주셨던 말은 '다 비워놨으면 좋겠다'였어요. 제 모습이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없는 소녀의 느낌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디렉션을 해주셔서 계속 비워내고 지워내는 과정이 있었어요."

"제가 맞게 하는 건지, 저 스스로에게 의심이 컸어요. 감독님께서 '너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넌 소녀다'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게 큰 힘이 됐어요.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첫 현장이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현장에서 가장 힘이 되어준 사람이 누구였는지 묻자, 신시아는 "진짜, 절대 한 분만 못 고른다"며 격하게 반응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제작진, 배우들에겐 신시아가 둥지를 떠난 아기새처럼 보였던 걸까. 신시아는 모두가 도움을 준 덕분에 짧지 않은 촬영 기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정말 전부 다 저한테 도움을 많이 주셨거든요. 진짜요. 저한테 어떻게 이런 행운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엄청 저를 챙겨주시고 도와주시고 알려주시고, 밖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어요. 제가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4개월 반 동안 타지에서 지낸 게 처음이었는데, 동고동락한 선생님들이 가족의 자리를 잘 채워주셔서 제주도에서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사진: 앤드마크 제공

신시아는 전편의 주인공이자 '마녀 유니버스'의 서막을 연 김다미와도 함께 연기할 기회를 얻었다. 같은 소속사 선배이기도 한 김다미와의 현장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가 고민하고 있을 때 언니가 오셔서 '잘 하고 있어. 시아야'하고 말씀해 주신 거예요. 저에게는 그 한마디가 큰 위로였고, 전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언니가 저를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용기가 됐어요. 열심히 해서 소녀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녀 유니버스'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으나, 여태 나온 두 편의 이야기는 이 유니버스의 서막에 불과한 듯했다. 박훈정 감독에게 속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지 묻자 신시아는 "'마녀2'를 많은 관객분들이 봐주셔야 '마녀3'가 나올 수 있다고 하셨다"라며 "제발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관람을 당부, 자신도 돕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는 그저 영화가 나오면 많이 봐야겠다는 각오예요. 친구 중에 다섯 번 보겠다는 친구, 일곱 번 보겠다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그 친구들보다는 많이 볼 거고, 스크린에서 내려가지 않는 한 최대한 힘닿는 데까지 봐서 흥행에 보탬이 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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