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의 동북아 통신] 일본은 왜 전기차 열등생이 됐나?

정상혁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2.08.25 17:10

도요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프라임’/도요타 홈페이지 갈무리

글로벌시장조사전문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는 중국 BYD로 총 64만7000대를 팔았다. 그 뒤를 57만5000대를 판 테슬라가 이었고 3~4위는 37만대와 31만6000대를 판매한 중국 상해자동차와 폭스바겐이 각각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24만8000대를 판매해 5위에 머물렀다.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자동차 선진국 일본이 글로벌 탑5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탑5는 커녕 토요타가 22위에 이름을 올리며 체면치레도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을 장악하며 한때 세계 제일의 전기 자동차 대국을 꿈꿨었다. 자동차 우등생 일본은 왜 최근 몇 년 사이에 전기차 열등생으로 전락했을까? 이에 대해 도쿄재단정책연구소 가와지마 히로아키 수석연구원은 닛폰닷컴 칼럼에서 다음 세가지 원인을 지적했다.

첫째, 일본은 1997년 도요타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투자가 워낙 빨랐다. 이미 하이브리드 생산설비의 감가상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또다시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전기차 시장 진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둘째, 충전 인프라 구축과 리튬이온 전지의 안전성, 희토류 및 분쟁지역의 광물 수급 문제 등 전기차 생산 전반에 대한 과도한 신중론이 자동차 메이커들의 발목을 잡았다.

셋째,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시점에 대한 예측이 어긋났다. 이로 인해 가솔린 차량 생산에 최적화된 부품 공급망을 전기차 생산에 맞게 개편하는데 실기(失期)했다.

가와지마 수석연구원은 또 “일본에서 생산된 부품 생산 대부분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국경세를 준비하고 있는 EU 및 미국 수출에 불리하다”며 “전기차 및 부품 제조사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더 많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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