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의 동북아 통신] 美의 中반도체 고사작전…中 기업만 강해질 뿐?

정상혁 기자 ㅣ digihyuk@chosun.com
등록 2022.09.14 15:48

2000년 4월 3일 설립된 중국에서 가장 큰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SMIC 상해 본사./SMIC 홈페이지 갈무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달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및 인공지능용 반도체 수출규제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상무부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14나노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으로 허가 없이 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 규정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이미 상무부로부터 수출제한을 통보를 받은 상태다. 지난달에는 엔비디아와 AMD도 상무부로부터 인공지능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한 미국의 강력한 규제 공세에 중국 정부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미국 측 방식은 전형적인 과학기술 패권주의로 시장경제 규칙을 위반하고 국제 경제와 무역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지금 국가 안보 개념을 거듭 확대하고, 국가 역량을 남용하면서 자국의 과학기술 우위를 이용해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억제,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매체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경고에 나서고 있다. 경제일보는 보스턴 컨설팅 자료를 인용해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을 봉쇄하면 미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8%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업계 전문가 샹리강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규제는 중국이 14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그는 "중국이 독자적인 반도체 생산능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순전히 미국의 압력 탓이며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경우 설계 및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중국 기업만 20곳이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규제가 결국에 가선 중국 기업의 시장 장악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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