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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폭스바겐 ID4 한국만 통신모듈 빼고 판매 소비자 '부글부글'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2.09.23 17:06

통신모듈 없으면 기초적인 무선 내비, 공조제어 등 커넥티드서비스 안돼
독일 등 유럽과 북미 시장엔 ID.4 차주들 OTA 사용 한국시장 역차별
벤츠코리아, BMW코리아 OTA 사용가능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 의지부족 논란

한 차주가 ID.4에 OTA가 빠진 것으로 알고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폭스바겐이 글로벌 시장 중 유독 한국 시장에서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를 제공하지 않아 한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OTA에 필요한 통신모듈이 빠지다보니 원격시동, 무선 공조장치·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 기초적인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제네시스 GV60에 처음 탑재된 OTA 기능을 전기차는 물론이고 연내 모든 신차에 탑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첨단 전기차라고 내놓았지만 유선으로만 내비게이션을 이용해야 하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5000만원이 넘는 자동차의 기능이라고 보기에 가성비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사장 사샤 아스키지안·Sacha Askidjian)가 지난 15일 출시한 신형 전기차 ID.4에는 이러한 연유로 OTA 기능이 없다. 폭스바겐 공식 딜러사 복수의 관계자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하다 보니 통신모듈을 뺀 거 같다"고 전했다. 특히 폭스바겐의 기존모델들도 통신모듈이 없어 원격 시동·공조장치 제어가 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폭스바겐코리아는 다른 독일차인 벤츠, BMW와 달리 OTA에 필요한 규제샌드박스 자격조차 얻지 못해 애시당초 한국에서 OTA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의 한 ID.4 차주가 OTA로 추가된 충전 편의 장치와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면(상)과 스마트폰과 연동된 ID.4의 모습./Car Tech's·Carter Volkswagen in Ballard 유튜브 화면 갈무리

폭스바겐 독일 본사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전기차 ID 시리즈에 OTA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허술한 준비로 국내 소비자들만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보다 먼저 ID.4가 출시된 유럽과 북미 시장엔 OTA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에 폭스바겐코리아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독일과 네덜란드 등 ID.4 차주들이 올린 OTA 관련 리뷰만 해도 수십건이 넘는다. OTA 기능을 기대하며 수개월을 기다린 한국 소비자들도 이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한 형편이다.

현행 국내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르면 규제유예제도인 규제샌드박스 없이는 OTA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현대자동차·기아, 르노코리아,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포르쉐, 폴스타 등이 다른 나라 고객들과의 형평성을 위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OTA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재 폭스바겐 측은 국내에 OTA를 위한 규제샌드박스 업체로 등록조차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ID.4에 통신모듈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안내 받은 한 소비자는 구매 계약을 취소한 경우도 있다. 소비자 A씨는 "당연히 OTA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OTA 서비스가 불가능해 구매를 취소했다"며 "구매 계약을 취소하고 계약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OTA는 통신모듈을 활용,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한다. 내비게이션, 주행보조 등 새 기능을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리콜의 경우,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OTA만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OTA가 있는 차들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

국내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통신모듈이라는 장치가 있어야 OTA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후조치가 원천차단된 ID.4의 잔존가치는 매우 떨어져 가격방어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통해 원격으로 충전 현황을 확인하는 모습과 OTA 업데이트가 완료된 제네시스 차량 내부의 모습./현대차그룹 제공

특히 전기차의 경우 통신모듈과 연계된 다양한 커넥티드가 서비스가 필수 요소로 꼽힌다. ID.4의 경우 전기차 특성상 충전 시 장시간 주차를 하고 수시로 지켜봐야 하는 셈이다.

제네시스 GV60의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들의 경우 원격으로 충전 현황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ID.4를 기대했던 소비자 A씨는 "ID.4 충전하려면 충전 시작과 동시에 급속은 20~40분 알람을 맞춰야 하는 것이냐"며 "겨울에 히터도 미리 못 트는데 상황인데 왜 한국만 유독 모듈이 빠졌는지 한국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네시스 GV60 차주가 스마트워치로 차량의 충전 시스템을 조절하는 장면./해피라이트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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