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게실염 이해와 예방

전선하 기자 ㅣ seonha0112@chosun.com
등록 2022.10.04 14:47 / 수정 2022.10.04 14:48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타 소화기내과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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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목적의 대장내시경 검사가 활발해짐에 따라 대장 게실의 진단 빈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 대장 게실을 진단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000년대 발표된 여러 논문들에 따르면 대장 게실의 유병률은 5.5% ~ 29.5% 로 높은 편입니다. 우선, 다소 혼돈스러울 수 있는 질환명에 대한 정리를 통해 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대장 게실이란 장벽의 전층 혹은 일부가 장의 내강의 바깥쪽으로 돌출된 형태로 장벽에 “곁주머니가 있는 상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장벽은 네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쪽으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그리고 장막층입니다. 대장벽의 전층이 빠져나오는 경우 진성 게실, 대장의 내강에 있는 가장 안쪽 층인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만 빠져나오는 경우를 가성 게실이라고 합니다. 진성 게실은 주로 선천적으로 생기며, 가성 게실은 다양한 후천적 요인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빈도로 보면 가성 게실이 더 흔히 관찰됩니다. 대장 게실이 여러 개 존재하는 경우 ‘게실증’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게실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게실염’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많은 경우 대장 게실은 무증상의 형태로 발견되며 이러한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습니다. 그러나 게실에 염증이 동반된 게실염의 경우 치료가 필요한데, 금식이나 항생제처럼 내과적 치료로 조절될 수 있는 상태부터 수술적 치료를 필요한 경우까지 다양한 치료 단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연히 대장 게실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무증상이며 염증이 동반되어도 내과적 치료로 조절이 가능하므로 질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 장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질환에 대해 잘 알고 대비한다면 적절한 시기의 치료가 이뤄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급성 게실염의 경우 12% 정도에서는 염증이 피부의 진피와 피하 조직을 침범하여 발생하는 봉와직염, 고름 주머니를 형성하는 농양, 주변 장기와 비정상적인 연결이 생기는 누공, 대장에 구멍이 생기는 천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기도 하므로 각별히 주의를 요해야 합니다.


대장 게실의 원인과 기전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고단백, 고지방, 저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는 국가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볼 때 식습관 등이 질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배변 시에 장내 압력 증가 하는 것이 대장 게실을 발생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마다 조금씩 다른 결과를 보고한 경우도 있지만, 2019년 대한 소화기내과 학회지에 발표된 국내 한 논문에 따르면 허리/엉덩이 둘레비, 중등도 및 중증 지방간 등이 무증상 대장 게실증의 위험 인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평소 충분한 섬유질 섭취로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대장 게실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장 게실에 염증이나 출혈 발생 시 발열, 복통, 혈변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므로 이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진단하고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를 하여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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