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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된 11번가·롯데온‥하형일·김상현 오락가락 경영에 '적자' 키워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2.11.24 16:17

11번가와 롯데온 나란히 3분기 누적 적자 1천억원대 기록
상장 나선 11번가, 연이은 적자에 '매각설'까지
롯데온, 외부 출신 수장으로 반전 시도했지만 적자는 지속
김상현 롯데쇼핑의 오카도 도입, 롯데온도 적자인데 무리수 지적

하형일 11번가 사장./11번가 제공

올 3분기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시작 이후 첫 영업흑자로 돌아서며 대기업인 롯데와 SK가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시장에 경종을 울렸다.

쿠팡은 시장에서 가장 먼저 로켓배송을 정착시키며 사업모델을 믿고 밀어붙인 결과 보기 좋게 롯데 등으로부터 무시당했던 서러움을 갚아주는 모양새이다.

SK스퀘어의 자회사 11번가와 롯데쇼핑 사업부인 롯데온에게는 자극이 될만한 실적이다. 이때 뒤늦게 이들을 따라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전략이 보이지 않아 여전히 쿠팡의 꽁무니도 쫒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직매입과 새벽배송이라는 '쿠팡식' 사업을 도입, 철수 등을 반복하며 실책을 거듭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 매출 6조8383억 원(51억133만 달러), 영업이익 1037억 원(7742만 달러), 당기순이익 1215억원(9067만 달러)을 기록했다. 2014년 로켓배송 론칭 후 첫 분기 흑자다.

11번가는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1328억 원) 대비 43% 증가한 1899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364억 원이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무려 1071억 원 기록했다. 한 때 오픈마켓 시장에서 G마켓과 '양강'을 다투던 시절도 있었지만 인수합병 실패와 해외직구 전략 등 이미 퇴물이 된 전략을 구사해 시장에 외면당했다. 11번가는 2020년 3분기 14억원의 이익을 낸 후 8분기째 적자가 지속됐다.

롯데온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51억 원으로 전년대비 4.2%늘었다. 영업손실은 378억원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으로는 3분기까지 무려 13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11번과 롯데온은 '오락가락 경영'이 화를 키웠다. 11번가는 작년 중순까지만해도 직매입은 적자만 키운다면서 줄여 왔지만, 돌연 직매입을 다시 늘렸다. 이를 통해 매출은 늘리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영업손실을 막을 수는 없다.

롯데온은 당초 새벽배송에 사활을 건다고 한 것과 달리 적자가 누적되자 지난 4월 급히 새벽배송을 철수했다.

그런데 최근 롯데쇼핑은 영국의 식료품 유통 플랫폼인 '오카도'와 협업해 그로서리 사업에 힘을 주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롯데온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오카도를 들이려는 건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의 판단 착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 3월 새 수장이 된 하형일 사장은 SK스퀘어와 SK텔레콤이 분할되기 전 11번가와 아마존의 제휴를 이끌어내는데 관여한 인물이다. 11번가는 웹사이트와 모바일에서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글로벌스토어를 야심차게 출범했다. 다만 직구가 보편화된 시점에서 시너지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모 회사인 SK스퀘어가 11번가의 상장을 포기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와 하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11번가 측은 매각설을 부인했다.

롯데온은 작년 이베이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나영호 대표를 선임했다. 롯데가 이커머스를 대대적으로 키우기 위한 인사라는 말이 나왔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의 새벽배송 철수는 되레 '독'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는 인당 구매액 감소에서도 드러난다.

올 3분기 롯데온 총거래액은 75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같은 기간 평균 구매자는 15.4% 늘었다. 구매자가 늘었지만, 거래액이 줄었다는 건 인당 구매액이 턱없이 쪼그라들었다는 것. 새벽배송 등 롯데온 만의 특화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영호 롯데온 대표(왼쪽)와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롯데그룹 제공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건 사실 효율성보다는 결국 물류 및 배송 역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순혈주의를 깨고 이베이 출신 사장과 P&G 출신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를 유통사업군 총괄대표로 선임했지만 내부 구성원들 사기만 저하되고 사업도 오락가락 하면서 망신만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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