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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연이은 철근누락 부실아파트에도 ‘남탓’…책임은 시공사 '몰빵'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7.28 18:03

LH,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남양주 아파트 부실공사 매번 “시공사‧감리 탓”
발주처 LH, LH 전관 영입한 설계사·감리사보다 시공사에 ‘책임 폭탄’
“전관 특혜가 붕괴사고 원인 중 하나로 의심”…처벌 법적 근거 부실

인천 검단신도시 AA13입주예정자들이 지난 5월 인천 서구 원당동 LH검단 사업단 앞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뉴스1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순살’ 아파트가 또 발견됐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과 같은 보강 철근 누락 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두 건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아파트인데, 정작 LH는 매번 책임 떠넘기기에 바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전국의 건설 또는 입주 단지 가운데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아파트를 점검하던 중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 일부 기둥에 보강 철근이 빠진 것을 확인했다.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검단 아파트 역시 무량판 구조였다. 지하 주차장 기둥에 보강 철근이 빠진 부실 시공이 드러났다.

이번 남양주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에서 검사한 기둥 16개 중 15개가 철근이 부족한 부실 상태였다. 해당 단지는 지난 4월 입주가 진행돼 재시공이 불가능하다. LH 측은 보강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시공사에 제공한 도면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시공사와 감리사의 과실로 부실시공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책임을 돌렸다. 시공사인 SM삼환기업에 제공한 도면에는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공사 측은 LH의 주장에 수긍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SM삼환기업 관계자는 “발주처가 보내준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부실공사에 대한 LH의 책임 떠넘기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검단 아파트의 주차장이 붕괴됐을 때 LH는 시공사인 GS건설과도 ‘남 탓 공방’을 벌였다. 결국 양측 모두 각 설계, 시공 단계에서 철근을 누락해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결났다.

지난 4월 지하주차장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시 서구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모습./뉴스1

심지어 설계사와 감리사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설계와 감리 모두 LH 전관 인사를 영입한 업체에서 수주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은 “이번 사고의 설계와 감리를 모두 LH 전관 업체가 수주했다”며 “전관 특혜가 이번 붕괴사고 원인 중 하나로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LH출신 고위직 퇴직자를 뜻하는 이른바 '엘피아(LH+마피아)'에 대한 비한 여론이 거세지는 이유다.

이렇듯 검단 아파트 부실시공의 문제는 총체적이다. 하지만 타격은 시공사인 GS건설에만 집중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발주청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이에 GS건설은 현재 당국의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1500억~5400억원으로 추산되는 전면 재시공 비용 부담을 GS건설이 온전히 떠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발주처를 포함해 설계·시공·감리에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건설안전특별법'은 국회에서 3년째 계류 중이다.

한편, 지난 2021년 동안 전국의 47개 건축사사무소가 약 90명의 LH 전관을 영입했다, 그리곤 전체 계약의 과반인 55.4%(297건)을 따냈다.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용역업체의 경우 같은 기간 건설사업 관리용역 경쟁입찰 중 39.7%을 수주했다.

LH가 하반기 발주 예정하기로 한 공사부분 건수는 총 394건, 모두 7조7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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