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6곳 가운데 1곳 꼴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등 아파트 단지가 이에 해당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철근(전단보강근)을 빠뜨린 LH 아파트 15곳의 명단 및 설계·시공사·감리에 참여한 기업 이름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기둥 154개 전체에 보강철근이 아예 설치되지 않는 등 심각한 수준의 단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공사가 확인된 아파트 15곳 가운데 10곳은 임대아파트, 5곳은 분양아파트다. 파주 운정(A34 임대)과 남양주 별내(A25 분양), 아산 탕정(2-A14 임대), 음성 금석(A2 임대), 공주 월송(A4 임대) 등 5곳은 이미 입주가 끝난 단지다.

입주 중인 단지는 수서 역세권(A-3BL 분양), 수원 당수(A3 분양), 오산 세교2(A6 임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 등 4곳이다.

파주 운정3(A23 분양), 양산 사송(A-2 분양), 양주 회천(A15 임대), 광주 선운2(A2 임대), 양산 사송(A-8BL 임대), 인천 가정2(A-1BL 임대) 등 6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경기 양주회천의 LH 단지는 보강철근이 있어야 할 154개 기둥 전체에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15개 단지에서 보강철근이 들어가야 하는 기둥 4129개 중 약 16%에서 철근이 빠져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하자 이와 같이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LH 아파트 단지 91개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을 물어야 하는 모든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고발과 인사 조치를 물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준 LH 사장 또한 전날 "철근 누락이 발생한 15개 단지 모두를 조사해서 한 치의 의혹 없이 책임자 모두를 책임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과 발표 후 해당 단지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처럼 전면 재시공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한준 LH 사장은 “전면 재시공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멘트 강도인데 15개 단지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LH는 문제가 발견된 아파트 단지들에 대해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주차장 내에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거나 기존 기둥에 하중 지지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