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서평] 2050 에너지제국의 미래

등록 2023.11.15 17:55 / 수정 2023.11.17 09:30

서진영 경영학 박사. 철학박사, 자의누리 경영연구원

2023년 11월 CEO서평의 주제는 ‘세상을 바꾸는 미래 에너지’입니다. 인류 역사 속 에너지는 숨은 최고 권력자와 같았습니다. 석유,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이 부의 크기와 힘의 방향을 결정해왔기 때문입니다. 과거 서양의 지배는 에너지원의 혁신에서 시작됐습니다. 에너지원의 차이에서 생산력의 차이가 나타났고, 생산력의 차이는 국력의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산업화를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은 압도적 생산력으로 세계를 제패했고 이후 서양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 현상의 근원에는 석탄이라는 에너지원이 있었습니다.

생산성의 급격한 향상을 불러온 1차 산업혁명은 석탄과 증기기관이 일으켰습니다. 현대의 많은 부분을 결정한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전기 사용에 따른 변화였습니다. 특히 석유는 20세기 이후 국제관계에서 이해관계의 근원이자 세계 경제의 기반이었습니다.

미국은 석유를 기초로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확립했습니다. 또 석유의 해상 수송로를 장악하면서 그것에 의존하는 동맹국의 협조를 끌어냈습니다. 그리고 중동에서 수차례 전쟁을 치르면서 석유 패권을 지켰습니다. 만약 석유가 없었다면 오늘날 미국의 지위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미래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 에너지 그리고 미래 에너지원들, 어떤 이유에서든 에너지원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이는 경제 구조와 일상 전반을 바꾸는 일로, 이보다 더 강력하게 미래를 결정할 요소는 없을 것입니다. 과연 어떤 에너지 원이 미래의 패권을 결정할 것인가요?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 양수영·최지웅 지음, 비즈니스북스, 2022.

1.  책 소개

에너지 문제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일 뿐 아니라 미래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세계 경제의 근본적인 요소이자 국제관계의 주요 결정 요인이 바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세기 중동전쟁과 오일쇼크, 달러 패권 구축과 소련 붕괴의 배경에는 석유가 있었습니다. 20세기의 석유가 세계 현대사의 결정적 요인이었듯, 21세기의 에너지도 역사를 지배하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석유와 석유 이후의 에너지 그리고 탄소, 이 세 가지는 미래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이 책은 이 세 가지 주제를 다루면서 한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석유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과 석유 고갈에 대비하기 위해서 탄소감축과 에너지 전환에 더 정교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생각할 것은 빌 게이츠는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태양광은 석탄 화력의 ‘5~50배’의 땅이 고, 풍력은 태양광의 ‘10배’의 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전기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기보다 전기 사용 자체를 일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대한 국토를 가진 미국에서 토지활용 효율성을 생각합니다. 모든 에너지는 비용을 요구합니다. 여기에 더해 단순히 현재의 비용만이 아니라 미래에 소요되는 비용까지도 계산하면서 에너지원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합니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매몰되어 판단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에너지원의 변화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재생에너지와 수소경제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2.  저자 양수영·최지웅’에 대하여

* 지은이: 양수영

-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근무하면서 한국 자원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미얀마 쉐(Shwe·황금) 가스전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고 개발한 석유·가스 개발 전문가다. 1996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에너지개발팀장, 미얀마E&P사무소장, 자원개발부문장(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일하면서 석유뿐 아니라 해상풍력 및 수소 산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다.

-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부산고와 서울대학교 사범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이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A&M대학교(Texas A&M University)에서 지구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  책에서 재미있는 구절


중동이 뜨겁다. 전운만이 아니라, 수소 경제도 뜨거워지고 있다. 수소를 통한 2의 중동 붐은 일어날까?

*
당분간 수소 사용의 주역은 블루수소가 될 수밖에 없다. 블루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CCS로 포집·격리하기 때문에 그린수소와 함께 청정수소로 분류된다. 아직까지는 블루수소의 생산 비용이 그린수소의 3분의 1 이하다. 블루수소의 원료는 천연가스다. 사실상 블루수소는 탄소를 제거한 천연가스의 변형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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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천연가스 생산이 많은 사우디, 카타르, UAE가 블루수소 생산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나라들은 자국이 수소 생산의 중심임을 자처하며 어떤 면에서는 호주가 수소 생산의 중심이 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2020년 출범한 중동수소협회(Mena Hydrogen Alliance)202112호주가 넓은 국토 면적, 아시아 시장과의 인접성, 그리고 관련 산업 성숙도가 높다는 점에서 중동에 비해 수소 생산에서 유리해 보이지만, 수소산업의 판도가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우디와 UAE는 천연가스의 생산량을 증가시킴으로써 블루수소 분야에서는 우위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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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동 국가들이 수소 사업을 더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1,100억 달러(130조 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통해 사우디 남서부 자푸라(Jafurah)에서 초대형 가스전을 개발 중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 가스전의 완공 후 생산되는 가스는 대부분 수소 생산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연 6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을 근거로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 아지즈 빈살만(Abdulaziz Bin Salman)은 사우디가 블루수소 생산에서 가장 큰 도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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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블루수소뿐만 아니라 그린수소에서도 호주에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진다. 사우디의 국토 면적은 남한의 20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3,600만 명(2021년 기준)이다. 따라서 사우디도 드넓은 사막의 뜨거운 태양으로 필요량 이상의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능하다. 한편 UAE의 국영 석유회사 아부다비석유공사(이하 ADNOC)20215, 100만 톤 생산을 위한 블루수소 생산 시설 건설을 발표했다. 이후 ADNOC은 사업의 공동사업자로 GS에너지와 일본 미쓰이(Mitsui)사를 선정한 바 있다.

- GS
에너지는 이 사업 참여를 통해 블루암모니아를 조달하여 자체 발전소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ADNOC은 천연가스 생산 확대도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블루수소 원료용으로써 천연가스 수요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다.

*
흥미로운 것은 호주와 중동 모두 아시아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
당분간 수소를 대량 운송하기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암모니아가 필요하다. 당분간은 수소(H)를 결합해 암모니아(NH) 형태로 운송 후, 암모니아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하거나 암모니아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상압 253에서 액화되는 수소와 달리 암모니아는 34에서 액화되고 밀도도 액화수소 대비 훨씬 높아 운송과 저장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 암모니아는 에너지 캐리어인 수소를 이송하는 수소 캐리어로서 그 역할을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모델은 생산국-수요국 간 협력을 통해 국제 암모니아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사우디와 ‘Zero-CO암모니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20209월 세계 최초로 사우디아람코로부터 블루암모니아 40톤을 도입했다.

4. 서평

빌 게이츠는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태양광은 석탄 화력의 ‘5~50배’의 땅이 필요하고, 풍력은 태양광의 ‘10배’의 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기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기보다 전기 사용 자체를 일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광대한 국토를 가진 미국에서 토지활용 효율성을 생각한다. 모든 에너지는 비용을 요구한다. 여기에 더해 단순히 현재의 비용만이 아니라 미래에 소요되는 비용까지도 계산하면서 에너지원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막연히 매몰되어 판단할 일이 아닌 것 같다.

5. 같이 읽어야 할 책

1) '다시 생각하는 원자력' 어근선 지음, MID, 2022.

2) '원자력발전소와 디자인이야기' 김연정 지음, 행복에너지, 2021.

3) '수소 자원 혁명' 마르코 알베라 지음, 김종명 옮김, 미래의창,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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