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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유선호 "많이 미움받고 싶었어요"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4.01.10 10:10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유선호 인터뷰 /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초반에는 미움을 받을 것 같다고 예상을 했고, 실제로도 많이 미움받고 싶었어요. 미움을 자처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들으면 잘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난 6일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 연출 박상훈·강채원)이 종영했다.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이세영)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스토리를 담은 '열녀박씨 결혼뎐'에는 작품의 결과 사뭇 달라보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활약을 펼친 인물이 있다. 바로 유선호다.

최근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작품을 마친 유선호를 만났다. 유선호는 "며칠 전에 작품이 모두 마무리가 됐는데, 많은 분들께서 사랑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고, 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번 드라마 촬영은 지난 11월 끝을 맺었다. 마지막 촬영 이후 어땠는지 묻자 유선호는 "조선에서 세영 누나랑 찍는 신이 마지막이었는데 (이번 작품) 촬영을 한 7~8개월 정도 했다. 마지막 촬영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조만간 또 촬영에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정이 들어서 그런 건지 마지막이 아쉬웠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극 중 유선호는 강태하의 이복동생이자 세상에서 노는 것이 제일 좋은, 한량 재벌 3세 강태민 역을 맡았다. 특히 남다른 피지컬을 자랑하는 만찢남 외모에 독특한 패션 감각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유선호는 "스타일링 같은 경우 감독님과 정말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저는 정말 화려하게 하고 싶었다"라며 "반응들도 정말 재미있었다. 옷장을 검사해야 된다거나 옷을 불태우자는 그런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의상으로는 강렬한 매력을 연출했던 보랏빛 의상이다. 유선호는 직접 제작한 의상이라고 밝히며 "처음 피팅 할 때부터 되게 좋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사실 평상시에 되게 단정하고 편안한 스타일을 입는 편이라, 내 취향과 반대로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옷을 처음에 보고 되게 흡족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드라마 첫 방송 이전에 촬영이 대부분 진행됐기 때문에 유선호는 이러한 패션과 스타일을 소화하는 것에 고민이 많기도 했다. 유선호는 "드라마를 보신 분들께서는 공감을 하실 것 같은데 태민이가 이 드라마 톤에 안 맞을 정도로 조금 많이 튄다"라며 "말하는 단어 선택은 물론이고, 옷이나 헤어도 그렇고, 이런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패션 외에도 신경을 쓴 부분이 있는지 묻자 유선호는 "태민이가 정말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캐릭터"라며 "사랑받지 못함에서 나오는 그 삐뚤어진 마음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 같다.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되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러한 결핍이 있는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도 됐고, 어렵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유선호는 이러한 고민을 다른 작품을 참고하며 해소했다. 유선호는 "많은 작품을 봤는데 지금 생각나는 것은 '케빈에 대하여'라는 작품이다. 태민이와는 조금 결이 다르지만, 극 중 아들 역할이 범죄를 일으키면서까지 엇나간다. 그런 극대화된 부분을 보면서 참고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모습을 많이 들여다보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감독, 작가와도 많은 소통을 이어갔다며 유선호는 "첫 신을 촬영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태민이가 쇼핑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본에 있는 것보다 조금 더 공허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께 의견 제안을 했었다"라며 "노는 것이 제일 좋은 한량이라고 캐릭터가 소개가 되어 있는데 그런 것들로 본인의 공허함을 채우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이처럼 결핍으로 가득했던 강태민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박연우에게 마음을 열게 되며 조금씩 변화를 겪게 된다. 유선호는 "그동안 사랑을 받지 못했던 아이가 연우를 통해 처음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성장을 해가는 모습이 보인다"라며 "사실 정말 사랑을 많이 받으면 그렇게 변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도 태민이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끝까지 조금은 미워하실 줄 알았다"라고 전했다. 

연기를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을까. 유선호는 "매 신을 찍고 집에 갈 때마다 항상 아쉬웠다"라며 "방송이 된 지금도 아쉬운 부분이 정말 많다. 이게 꼭 배우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잘하고 싶을 때 느끼는 감정일 것 같다. 정말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됐기 때문에 아쉬움이 생겼고, 이런 것을 보완해나가면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것을 많이 느낀 작품이었다"라고 답했다.

극 후반부 강태민의 성장과 변화가 그려지며 유선호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늘어갔다. 유선호는 "뒤로 갈수록 왜 그렇게 느끼셨을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보자면, 태민이가 사랑을 받지 못하며 엇나가고 미움을 받으려고 노력을 했고, 되게 튀는 행동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뒤로 갈수록 태민이 자체도 점점 편해지면서 보는 분들께도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강태민 캐릭터와 스스로 닮았다고 느낀 지점이 있는지 묻자 유선호는 "아무리 봐도 닮은 것이 많이 없다. 저는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도 않고,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 사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도 아니고, 공허한 감정도 잘 못 느낀다"라며 "태민이와 닮은 점을 굳이 꼽자면 태민이가 사랑을 받게 된 이후에는 조금씩 표현을 하는데, 저는 표현하는 것에 거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은 조금 닮지 않았나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자신과 반대되는 캐릭터에 끌린 이유가 있었을까. 유선호는 "처음 대본을 받고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보니까 세영 누나와 인혁이 형이 캐스팅됐다고 나왔다. 전작을 함께 했던 형에게 전화를 해서 대본을 읽어보려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형이 태민이가 누가 될지 궁금했는데 잘 됐다면서 작품이 재미있으니까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대본을 다 읽기도 전에 마음이 기울었는데, 대본도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이런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이 대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시작했던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마침내 끝을 맺었다. 유선호는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자신에게 "저의 2023년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며 "탄탄한 스토리로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고, 촬영 외적으로도 서로 가깝게 지내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했던 배우들의 케미가 그대로 잘 담긴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재 차기작이 정해졌는지 묻자 유선호는 "계속 이야기 중"이라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조만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묻자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데,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전쟁물"이라고 답한 유선호는"'태극기 휘날리며'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제 인생 영화 중 하나기 때문에 전쟁 장르에 꼭 도전해 보고 싶고, 취미가 운동밖에 없을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축구, 농구, 야구, 배드민턴, 헬스까지 다양한 운동을 하는데, 스포츠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라고 말해 앞으로 보여줄 모습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끝으로 유선호에게 연기자로서의 목표를 물었다. "큰 목표는 없고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는 앞으로도 똑같을 것 같아요. 매 작품, 그 순간 최선을 다해서 좋은 캐릭터를 소화해낼 수 있는 그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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