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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진 김혜준의 마음가짐 "혹평 들을지라도 내 여정을 떠나보고파"[인터뷰]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4.02.14 17:33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지 않나. 예전에는 10명 중에 1명이 욕을 하면 그거에 마음이 쓰였는데,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애쓰려다 보면 나만 망가지는 것 같더라. 그런 두려움을 좋은 에너지로 생각하게 됐다. 그 간격을 점점 줄여가는 게 제 원동력이 된다."

올해로 10년차 배우 김혜준은 자신을 찾아가는 법을 제법 배웠다. 2015년 데뷔,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그다. 시즌1에서 연기 혹평을 받기도 한 김혜준은 후속편에서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이후 김혜준은 '십시일반', '구경이', '커넥트'에서 주연 배우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올해엔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액션까지 도전,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 드라마. 삼촌 손에 자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트레이닝이 된 당찬 조카 '지안'으로 분한 김혜준과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강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로 드라마화가 결정됐을 때부터 기대를 모았다. 최근 출연작이 줄줄이 장르물이었던 김혜준은 처음엔 작품 출연을 고사했다. 이번엔 분명 따뜻한 작품을 하려고 했는데 재밌는 작품 앞에서 그 다짐은 무너졌다. 배우로서 끌리는 작품을 하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는 '피가 나오는 작품을 피하자, 인간적이고 따뜻한 작품을 하자' 싶었다. 처음에는 '살인자의 쇼핑몰'이라는 제목이었는데 그 제목을 보고 고사했다. 제가 '커넥트' 마치고 감독님께서 다시 제안을 해주셔서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재밌으면 하는 거죠'해서 결정하게 됐다."
전작 '커넥트'에서도 약간의 액션은 있었지만, 이번엔 무에타이를 기반으로 한 무술을 소화해야 했다. 촬영 들어가기 4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니고 무에타이 도장에서 훈련했다는 그는, 액션을 하기 전후의 마음가짐이 180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패기로 시작한 액션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킬러들에 비해서 전문적인 액션은 아니었지만, 직접 해보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제가 촬영 들어가기 4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녔는데, 그 순간 패기 넘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흔한 태권도 도장도 안 다녀봤던 사람이라 기초 체력 단련부터 하고 총기 연습을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지안이의 기본 기술이 무에타이라서 도장을 다니면서 훈련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친구랑 같이 스텝 밟으면서 연습하곤 했다."

"액션을 해보니까 모든 액션배우 선배님들을 존경하게 됐다. 정말 쉽지 않더라. 무술을 잘 하는 것도 그렇지만 액션 연기는 또 다른 분야이지 않나. 아주 기술적인 부분이라 쉽지 않다는 걸 체감했다."
힘들었지만 보람된 때도 있었다. 이권 감독이 자신의 발차기 액션 신을 스턴트가 한 것으로 오해했던 일화를 전하며 미소를 머금은 김혜준이다.

"대역이 없이는 할 수 없었다. 위험한 촬영도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웬만해서 제가 한 것들은 얼굴이 걸리게 찍어주려고 하셨다. 한 번은 촬영을 했는데 오케이 사인이 안 나더라. 왜 그러지 했더니 감독님이 회의를 하고 계셨다. 제가 한 액션인데 무술팀이 하신 줄 알고 무술팀 얼굴이 보인다고 고민하고 계신 거였다. 그때 뿌듯했다. 내가 무술팀만큼 발차기를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극 중 삼촌 '진만' 역으로 나선 이동욱과의 호흡도 궁금했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동욱은 "가끔은 모자란 오빠를 똑똑한 동생이 챙겨주는 느낌으로 현장에서 지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혜준은 이동욱의 겸손이 담긴 말이었다며 현장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동욱 선배님은 제게는 대선배이시기도 한데, 어떤 때는 친구처럼 투닥투닥 하면서 지내기도 했다. 지금도 친한 친구가 생긴 듯한 느낌이다. 진짜 삼촌 같다. 츤데레처럼 툴툴대면서도 제가 필요할 때 나타나주는 그런 선배다."

"어떻게 보면 저는 성덕이다. 연기하면서도 '내가 이 신을 잡아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하면 신이 산으로 가곤 한다. 모두가 조화롭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서로의 것을 받아줬을 때 시너지가 나는데, 제가 헷갈려 하고 확신을 가지지 못할 때 오빠가 끌어주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상생하면서 신을 만들어갔다."
'킬러들의 쇼핑몰'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김혜준은 앞으로도 해보지 못한 것, 잘하지 못하는 것에 부딪힐 생각이다. 혹평을 받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이 성장할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매 순간 켜켜이 쌓이고 싶다. 어떤 때는 혹평도 들었고 그럴 때마다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다시 일어나려고 했던 순간들이 저를 굉장히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생각보다 내가 용기 있는 성격이구나' 싶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생기고 더 용기를 가지게 됐다. 그동안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고,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분명히 성장한 값진 시간이었다."
"장르물도 물론 좋지만 다양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제가 자신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보고 싶다. 제가 잘하는 것만 할 수 없고, 어쩌면 무너질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 저를 더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제가 못하는 게 있다면 발전시킬 수 있고, 더 다양한 모습을 찾아갈 수 있다. 잘하든 못하든 다양하게 겪어보고 싶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김혜준은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를 확정했다. '캐셔로'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히어로물로, 극 중 김혜준은 이준호와 연인 호흡을 맞춘다. 20대 나이에 잘 어울리는 로맨스까지 보여줄 김혜준의 또 다른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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