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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하이브·YG플러스 투자 유치까지…"플레이브, 해외 진출이 목표"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4.04.22 16:30

사진: 블래스트 제공

"버추얼 아이돌 장르가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목표는 플레이브의 해외 진출이다."

22일 서울 마포구 아만티호텔에서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를 제작한 블래스트(VLAST) 이성구 대표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성구 대표는 2002년 MBC 공채로 입사한 이후 여러 드라마와 VR 다큐멘터리 슈퍼 바이저로 활약했다. VLAST는 2020년 MBC 사내벤처 1기로 선정된 이후, 2021년 2월 첫 활동을 시작했고 같은 해 8월 자체 버추얼 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해 2022년 8월 광학식 버추얼 스튜디오를 완성했다.

버추얼 아이돌을 만들게 된 배경부터 어떤 순간에 확신을 가졌는지 묻자 이 대표는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버추얼 아이돌로 정식 데뷔하기 전에 한 명씩 멤버들이 합류하며 연습생 신분으로 방송을 했다. 시청자가 20명 정도였고, 데뷔 후에도 크게 늘지는 않아 성공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열정적인 팬들이 계셨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IP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이 확신으로 바뀐 것은 음악 방송에 출연하면서였다. 이 대표는 "데뷔곡인 '기다릴게'로 '쇼! 음악중심'에 나왔는데, 그 뒤로 크게 반응이 왔다. 그때가 진짜 저에게는 확신을 가졌던 시점인 것 같다"라며 "플레이브가 저희의 생각보다도 훨씬 크게 성장을 했기 때문에 작은 회사로서 여러 고충이 있지만, 좋은 콘텐츠와 앨범을 만드는 것에 있어 수많은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해 인을 보충하며 확장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데뷔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특히 올해 초 발매한 미니 2집 'Asterun 134-1'은 초동 판매량 57만장을 넘어섰고,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플레이브 같은 경우 여타 K팝 아티스트와 달리 국내 팬덤이 굉장히 큰 구조"라며 "보통의 K팝 아티스트 같은 경우 다른 아이돌을 좋아하다가 옮기거나 함께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플레이브 같은 경우 절반 정도는 K팝 신에서 넘어왔지만, 절반은 애니메이션 등 다른 장르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 앨범 구매나 스트리밍도 이번이 처음인 분들도 많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초기에 혼란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K팝 시스템에 적응하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팬들만 혼선이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초반에는 멤버들도 이러한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표는 "초반에는 멤버들도 정확히 이해를 못 했다. 버추얼 아이돌로 활동하자는 이야기를 했을 때 음악 활동만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라 이런 쪽에 지식이 없었고, 처음에는 모션 픽처에 놀라면서 어떻게 하는 건지 물어보고 그랬다. 정확하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 반신반의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직원들이 계속해서 헌신적으로 방송을 준비하고, 또 기술 업데이트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이해를 하게 된 것 같다. 요즘에는 오히려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고 있고, 적극적인 참여를 해준 덕분에 지금처럼 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팬들의 사랑 덕분에 플레이브를 둘러싼 오해들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며 이 대표는 "처음에는 광고를 제안하시면 AI니까 사람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그런 말도 들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1위를 한 것이 화제를 모으고 하면서 플레이브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커진 것 같다. 지금은 기술 자체에서 어려움은 있지만, 인식 자체는 정말 좋아지고 있다. 팬들께 정말 감사를 드리는 부분이 작년에는 회사가 열심히 뛰어다녀도 다 안 되고 거절만 당했는데, 지금은 팬들의 사랑 덕분에 많은 제안이 오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3일과 14일에는 올림픽홀에서 단독 팬콘서트 'Hello, Asterum!'를 개최, 전석 매진 속에서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표는 "작년에 처음 대관을 할 때만 해도 플레이브를 모르는 분이 많았고, 대관을 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입증을 해야 더 큰 곳을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에 공을 들였다"라며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에 크게 만족하고, 멤버들 역시 좋은 무대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도 계속 콘서트 등을 해나갈 생각이고, 최근에 더 큰 장소를 대관하는 것에 성공했다. 아마 가을 정도에 지금보다 큰 장소에서 단독 콘서트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콘서트를 경험하며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콘서트 예산 등을 짜는데 저희의 매출액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디지털 연동이나 무대를 만드는 인건비까지 생각하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고, 멤버들에게도 적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괜찮겠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원해서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라며 "기술적으로 정말 복잡했다. 현장에서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원격으로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대 준비와 오디오 같은 경우도 여러 채널이 필요했다.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백업 시스템을 갖추어서 했는데, 그렇다 보니 화질 같은 부분에서 기존 라이브 방송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라며 아쉬웠던 부분을 돌아봤다.

이성구 대표는 앞으로 활동 방향과 관련해 "지난 1년 동안 다른 아이돌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앨범 발매나 팬미팅, 음악방송, 그리고 콘서트까지 이런 것을 버추얼 아이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아이돌 영상 중에 자체 콘텐츠라는 것이 있는데, 그걸 준비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첫 자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는 저희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아이돌인 만큼, 여러 즐길 거리가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버추얼 아이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올해 안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또한 다른 아이돌 및 연예인들과 협업을 할 수 있게끔 현재 AI 스튜디오를 개발 중이라며 "그동안 기술적인 제약이 있어서 많은 시도를 못했는데, 스튜디오가 설치가 된다면 다른 분들을 초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도 올해 안에 준비해서 다른 연예인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준비가 잘 된다면 훨씬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음악 방송과 관련해서도 "플레이브가 화제가 됐기 때문에 다른 음악 방송에도 출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회사 내부의 역량이 부족했다. 컴백을 하게 되면 계속해서 제작을 해야 하는데, 그러한 기술 자체에 허덕이는 중이라 저희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한 인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는 다른 음악방송도 출연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여타 버추얼 IP들이 인터넷 방송을 위주로만 진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 대표는 "장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게 발전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버추얼 IP 시장이 커진다면 방송사도 인프라를 갖추는 등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웹툰이나 웹 소설 등과의 컬래버레이션 계획은 있는지 묻자 "그간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아이돌의 인기를 다른 장르로 넓히려는 시도가 계속 있었지만, 저희 판단에는 매우 성공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웹툰 캐릭터로 만들었을 때 내 생각과 달라지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저희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로 되어있기 때문에 웹툰이나 애니메이션화 등에서 허들이 낮을 것 같기 때문에 고민을 해보고 있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후속 버추얼 아이돌 제작 계획이 있는지 묻자 이 대표는 "당연히 새로운 IP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지금 저희 회사 규모에 비해 플레이브가 굉장히 커진 것이 사실이다. 플레이브 하나를 운영하는 것도 벅찬 상태기 때문에 여러 고민은 있지만 실제로 착수를 한다거나 채택이 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대신 '플레이브'라는 IP를 더욱 키워가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해외에서 버추얼 아이돌 시스템을 잘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플레이브가 버추얼 엔터테인먼트를 개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장르에 대한 확신이 있다. 올해부터는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해외 에이전시들과도 여러 차례 미팅을 통해 진출에 대한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를 더욱 탄탄히 준비할 수 있는 틀도 갖추었다. 이 대표는 "최근 하이브와 YG플러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하이브 인수설이 돌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지분에 대한 투자를 받았다. 자본이 필요해서가 아닌 해외 진출과 활동을 하고자 할 때 도움이 필요했다. 저희가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를 통해 해외 활동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열심히 도와주고 계신다"라고 상황을 밝혀 앞으로 글로벌하게 펼쳐질 플레이브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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