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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마석도의 인간 美 "피해자 사진, 핸드폰 배경에 둔 형사 녹였다" [인터뷰]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4.04.30 15:40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마석도 형사로 열연한 마동석 /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의 네 번째 시리즈가 공개됐다. 이는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 수를 돌파했고, 개봉 6일 만인 29일, 461만 관객 수를 넘어섰다. 이는 마치 1년 동안 '범죄도시'만을 기다려온 관객들의 화답으로 느껴진다. '범죄도시'를 기획하고 각본, 각색, 제작 등의 작업에 참여한 마동석은 이를 알고 있었다. 액션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향한 그의 꿈은 이뤄졌고, 더 중요한 것은 이어지고 있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백창기(김무열)은 특수부대 용병 출신으로 조직을 움직이며,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는 조직의 브레인으로 그 위에 있다. 납치, 감금, 사기, 살인 등 다양한 수법으로 돈을 벌어온 이들을 향해 마석도와 장이수(박지환), 그리고 광수대&사이버팀이 함께 소탕 작전을 펼친다.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범죄도시4'의 호평에 대한 내부적인 분석이 있었을 것 같다.

"'범죄도시'가 프랜차이즈를 꿈꿀 때부터 이야기한 지점이 있었다. 범죄 오락 액션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을 가져가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변화와 변주를 주지 않을 거면, 시리즈로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편 한편 사건을 조사하고 다루면서, 그런 지점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사건도 감정도 점점 달라지니 변화와 변주가 자연스럽게 생길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범죄도시2'를 찍을 때, 3편과 4편의 캐스팅 등을 준비했다. '범죄도시3, 4'는 같이 찍었다. '범죄도시3'은 좀 더 경쾌하게 만들고 싶었고, '범죄도시4'는 좀 더 무거운 드라마가 있길 바랐는데 잘 지켜진 것 같다. 1편부터 4편까지 오며 분명한 목표치는 있다. 다음 편을 이어가기 위한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한다는 거다. 이번 편도 마찬가지다. 한편 한편 충실하고 매력적으로 만들고자 했다. 개봉할 수 있음에,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음에 감사하다."

Q. '범죄도시3, 4'를 같은 시기에 찍었지만, '범죄도시3'을 본 관객들의 아쉬운 반응이 '범죄도시4'에서 잘 보완된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이번 편에서 중심에 둔 지점이 있을까.

"온라인 카지노에 대한 사건을 조사하고 준비했다.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 폭력 조직과 브레인이 같이 결합해 일을 하더라. 그 지점을 다루고 싶었다. '범죄도시3'에서 묵직한 복싱 액션을 선보였다면, '범죄도시4'에서는 슬러버 타입이라고 복싱의 다른 기술을 사용했다. '범죄도시'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유머'다. 이 지점에서는 장이수(박지환)을 염두에 두고 배치했다. 그리고 마석도의 감정선을 배치했는데, 실제로 형사들이 어린 피해자가 생겼을 때,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그 아이의 사진을 핸드폰 배경 화면으로 하고 다니는 경우를 봤다. 그런 디테일까지 모두 들어가면 길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간결하면서도 감정적인 요소가 더해지도록 했다."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또 못살게 구네"라고 투덜대며 마석도와 재회한 장이수(박지환)가 남다른 활약을 했다. 장이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신뢰가 느껴진다.

"'범죄도시1' 속 장이수 캐릭터가 워낙 좋지 않나. 사나우면서도 자연스러운 유머가 있다. 제가 건너 건너 아는 사람 중에 암흑가에 몸담았던 사람이 있었다. 굉장히 카리스마가 있고, 센데, 세월이 지나 이 사람을 보니 말랑말랑해져 있더라. 장이수도 그런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말랑해진 장이수를 잘 활용했다. 박지환이 워낙 연기를 잘하고, 그를 움직일 수 있게 할 동력을 고민했을 뿐이다. 장이수를 움직이게 할 한마디를 만들어보자고 고민을 많이 했다. 박지환의 훌륭한 연기가 더해져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만들어졌다."

Q. 말랑해진 건 장이수만은 아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유행어 중 하나로 "진실의 방으로"라는 말이 꼽힐 정도로, 마석도는 사실 정의를 위한 불법 한 스푼을 행하는 인물이지 않았나. '범죄도시4'는 그런 그의 인간미가 도드라진 편이다.

"예전이 더 무대포였다. 실제로 형사들이 경험이 쌓이면, 조금 더 노련해지고, 날카로운 감이 생긴다. 마석도는 확실히 과학적인 수사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 예전에 한 형사님께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형사를 해서 못 배워 무식하다. 하지만 촉이 좋다. 내가 공부해 봐야 못 따라가니, 모르는 분야는 다른 사람과 손잡고 하면 된다'라고 하셨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자체가 노련해진 거라고 생각한다. 마석도도 그렇기에 사이버수사대와 함께 일하며 팀을 지휘하지 않나. 그런 지점이 시리즈를 거치면서 마석도에게 조금씩 쌓여간 것 같다. 마석도의 인간미를 더 강조할 수도 있지만, 그건 다루는 사건 마다 적절한 지점이 있을 거다. '범죄도시6~8' 편 중 아마 마석도의 더 강력한 감정을 드러내는 편이 있을 거다."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범죄도시4'에서 김무열이 액션 빌런을 담당했다면, 이동휘는 브레인 빌런을 담당했다. 두 명의 빌런을 기용하는 데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김무열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동휘 역시 굉장히 잘해줬다. 대본 쓰는 과정에서 장동철(이동휘)의 서사가 더 있었다. 그랬더니, 범죄 액션물이 아닌, 수사물이 되더라. 그 부분을 어쩔 수 없이 배제하게 됐다. 이동휘가 웃음을 담당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혼자 웃기다고 하는데 주변은 썰렁해지고, 살벌해지는 느낌을 주면 어떨까 하는 목적이 있었다. '범죄도시4'에서 백창기의 오른팔로 등장하는 인물이 김지훈이라는 국가대표 복싱선수 출신의 배우다. '주먹이 운다' 테크니컬 디렉터 경험도 있다. 제대로 된 복싱을 해보자고 했다. 액션으로도, 스토리로도 재미를 주어야 하면서 동시에 시간도 2시간을 넘어가면 안 된다. 그래서 대본을 보통 60페이지 미만으로 작업한다. 그걸 찍으면 2시간 30분 정도가 나온다. 그러면 거기에서도 30분을 잘라내야 한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덜어내는 작업을 많이 한다. 유머는 대부분 제가 쓰지만, 20대부터 3, 40대 스태프들 연령별로 투표를 해서 재미없는 건 거둬낸다. 그래도 실패할 때가 있다. 복잡하게 검수한다. 내부적인 검열이 세다."

Q. 의외로 터진 유머에 뿌듯함을 느낀 장면도 있나.

"매 작품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 반응을 유심히 본다. 어떤 건 약점이 될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말아야지'하고 갈 때도 있다. '범죄도시4'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을 때, 사실 유머 때문에 걱정이 있었다. 번역되어서 나오는 말을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시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짭새'(경찰을 지칭하는 은어)라는 말에서 많이 웃으셨다. 마석도와 장이수가 차 안에서 이야기하는 그 분위기 자체가 재미있으셨던 것도 같다."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범죄도시4'의 관객들은 벌써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아직 공개 시점이 정해진 건 없다. '범죄도시5~8'까지 작업 중이다. 감독은 이상용, 허명행 감독이 모두 투입될 것 같다. 또 다른 감독이 등장할 수도 있다. 완벽하게 '이번 편은 누구다'라고 정해진 건 없다. 대본이 완성된 후 정해진다. 기획을 예전에 해 놓은 거라, 시대 상황에 맞게 바꾸는 작업도 하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

Q. 손석구 등 많은 배우들이 마동석에게 조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주나.

"제가 글을 쓰면서, 연기에 도움이 되는 지점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자기 역할을 맡고, 시나리오만 보는 것과 글 전체를 한 번 써보는 거랑 시야가 다르다. 글을 쓰면 달리 보이는 게 있다고 한 적이 있다. 다른 건 조언한 적이 없다. '범죄도시' 한 편을 만들 때, 형사들을 만나서 조언을 듣고, 사건을 조사하고, 캐릭터 빌드업하고, 각본가에게 넘긴다. 다른 일을 하다 오면, 각본가가 쓴 대본이 온다. 그러면 다시 각색 작업에 돌입한다. 한 달 정도 계속 고치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러면서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글 쓰는 작업을 이어간다. 부지런히 움직인다. 아마도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저 형은 부지런하다'라는 느낌에서 좋은 말을 해준 것 같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마석도 형사로 열연한 마동석 /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Q. 스스로 생각하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재미 요소가 있나.

"서스펜스, 유머, 액션. 이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유머도 여기까지는 가지 말자', '잔인함도 여기까지는 가지 말자'라고 생각하는 선이 있다. 한 고등학생 친구가 '범죄도시'를 보고 형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 고등학생도 '범죄도시'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영화적인 관점으로 작품을 보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는 관객도 있다. 그래서 '범죄도시' 시리즈를 사랑해 주는 그 친구도 볼 수 있게 하자고 지켜보는 거다. 아마도 '범죄도시5~8'편 중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하고, 감독판으로 미성년자 관람 불가 등급으로 또 개봉하는 버전이 있을 수도 있다. '범죄도시2' 할 때 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Q.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을 앞두고 있다. 이미 혼인신고는 했지만, 예정화의 결혼식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일단 매일 바쁘다. 쉬는 시간에는 계속 복싱장 가서 운동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대본 작업을 하고 있다. 준비하는 작품이 여러 개가 있다. 또 당장 들어가는 작품도 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결혼 준비는 보통 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 좀 작고, 조용하게 할 거다. 정말 하는 만큼만 하고 있다. 올해 촬영을 안 하고 쉬어서 안 바쁠 줄 알았는데 준비하는 게 너무 많아서 더 바쁜 것 같다. (웃음)"

Q. 마동석에게 마석도란 어떤 존재인가.

"'범죄도시'를 하기까지 지만은 않았다. 제가 예전에 큰 사고가 난 후 대수술을 한 이후에 5kg 아령을 들고 '이것만 들 수 있어도 좋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때가 있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보다 큰 것 같다. '범죄도시'와 마석도는 제 영혼과 뼈를 갈아 넣은 작품이고 캐릭터다. 저에게는 정말 많이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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