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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 사활 건 K뷰티"...중국 넘어설 전략 고심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4.05.03 10:22

LG생활건강, 중국 온라인 매출 확대로 한 자릿수 성장, '더후' 두 자리 수 성장
코카콜라 등 주요 브랜드 판매 호조와 제로 시장 대응 강화
아모레, 미국서 출시한 신제품 라네즈 필두로 제2의 라네즈 육성 주효

아모레퍼시픽(왼쪽)과 LG생활건강 본사 / 각 사 제공

한국의 화장품 라이벌 아모레와 LG생활건강이 어둠의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수출다변화와 브랜드 효율화 등 살 길을 찾아 발버둥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전히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북미와 일본 시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라네즈 등 잘하는 브랜드는 더욱 더 밀고 다소 고전하는 에이본 사업의 흑자 전환을 위해 브랜드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72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2% 줄어든 9114억 원, 당기순이익은 10.7% 감소한 801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사업 이익 개선과 서구권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화장품 부문의 성장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한 563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면세 채널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하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

국내 생활용품의 경우 프리미엄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브랜드 중에서는 설화수, 헤라, 라네즈, 에스트라, 한율, 일리윤, 라보에이치 등이 MBS와 국내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선전했다. 설화수는 '진설' 제품군 확대 및 '윤조 립밤' 등 혁신 신제품의 출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헤라는 신제품 '루즈 클래시'를 출시하며 글로벌 앰버서더 제니와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해 존재감을 높였다. 라네즈는 '워터뱅크 크림' 리뉴얼 등 새로운 제품 출시와 함께 리브랜딩 캠페인을 전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라보에이치도 '두피 강화 샴푸'가 1월 '올영픽' 샴푸 카테고리 1위를 유지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은 아시아 매출 감소로 전년대비 2.4% 감소한 33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서구권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며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특히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의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되며 미주에서 40%, EMEA에서 52%의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EMEA에서는 립 카테고리와 핵심 스킨케어 매출이 2배나 증가한 라네즈가 전체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니스프리도 영국의 멀티 뷰티 스토어 'Space NK'에 새롭게 입점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세포라 채널에서 리브랜딩 캠페인을 전개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주요 자회사들은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니스프리는 국내 오프라인 로드숍 축소 등으로 인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MBS 채널 확대로 젊은 고객층 유입이 증가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에뛰드는 MBS를 비롯해 에이블리, 무신사 등 신성장 온라인 플랫폼에서 선전하며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에스쁘아는 립 신제품 ‘노웨어 바밍 글로우’가 올리브영 립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등 MBS와 e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오설록은 매장 방문 고객의 증가와 함께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 수요 확대로 전체 매출이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그로우 투게더'라는 경영방침에 따라 브랜드 가치 제고, 글로벌 리밸런싱, 고객 중심 경영 등의 경영전략을 추진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1조7287억원,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1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3년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에프앤가이드 실적 추정치(매출 1조7055억원, 영업이익 1295억원)를 각각 1.4%, 16.6% 상회했다.

사업별로 보면 홈케어 및 데일리뷰티(HDB)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뷰티와 음료 매출은 모두 증가하며 전사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뷰티 사업은 더후 리뉴얼 제품 출시, 국내 온·오프라인 고성장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고, 중국과 북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했다.

뷰티 사업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7409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31억원을 기록했다.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인 NAD+를 함유한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0', 천기단 등 더후 리뉴얼 제품군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국내외 고객들의 수요 증가로 온라인,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이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면세는 소폭 감소했으나, 중국에서는 온라인 매출 확대로 한 자릿수 성장을 이뤘으며 '더후'는 두 자리 수 성장을 실현했다. 영업이익도 중국 및 북미 사업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증가했다.

신제품으로는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0과 더불어 빌리프에서 효능과 성분을 강화한 '폭탄크림TM 듀오 2세대'를 선보였다. 또한 선케어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CNP 등 10개 브랜드에서 초경량 액체타입 제형의 선제품인 '선퀴드'를 출시했다.

HDB 사업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5534억원,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354억원을 기록했다.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주요 브랜드 매출 성장은 지속됐으나, 해외사업 효율화의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과 북미 구조조정 효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데일리뷰티에서는 히말라야 핑크솔트, 유시몰 등 브랜드에서 신개념 치아 화이트닝 치약인 '보라 미백치약'을 출시했고, 닥터그루트에서 탈모증상 집중케어 ‘멀티퍼펙션 라인’을 새로 선보였다.

프리미엄 섬유유연제 브랜드 아우라에서는 국내 처음으로로 생분해성 향기캡슐을 적용한 '아우라 생화캡슐 이노베이션 3종'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음료 사업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한 4344억원, 영업이익은 1.0% 늘어난 525억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등 주요 브랜드 판매 호조와 제로 시장 대응 강화로 매출이 늘었다. 특히 '코카콜라 제로'와 '몬스터 에너지'의 성장세가 지속됐다.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등 원가 부담 지속으로 소폭 개선에 그쳤다.

1분기에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제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코카콜라에서는 전세계 K팝 팬덤 공략을 위해 '코카콜라 제로 한류(K-Wave)'를 출시했다.

몬스터 에너지에서는 달콤 향긋한 복숭아의 풍미를 담은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피치 킨'을 내놓았다. 톡톡 튀는 고유의 상큼한 맛을 제로 슈거 및 제로 칼로리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타 제로 오렌지향'도 선보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재고하며 주력 브랜드인 더후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채널을 선별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늘면서 증권가도 눈높이를 높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중국과 미국 등 해외법인의 양호한 매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가를 22만원으로 올렸다.

김명주 연구원은 "해외법인의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316억원을 기록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에 미국에서 라네즈 신제품을 출시했고 이에 따른 도매 매출이 크게 증가해 미국 매출이 매우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법인의 경우 적자 폭이 예상보다 적은 이유가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수요 회복으로 중국 내 아모레퍼시픽의 프로모션비 지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소비자가 보유한 화장품 재고 감소에 따른 수요 회복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중국법인 성장세가 눈에 띈다며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올렸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진행한 화장품 리브랜딩 효과가 가시화된 데다 최근 중국 소비 채널에서 주류로 자리매김 한 라이브커머스 채널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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