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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X류승범이 말아주는 맵고 짜고 단거...‘가족계획’ [리뷰]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4.11.29 18:49

시리즈 '가족계획' 스틸컷 / 사진 : 쿠팡플레이 제공

과거 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를 보며 무릎을 '탁' 쳤던 그 감탄이 오랜만에 느껴졌다.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을 통해서다.

‘가족계획’은 제목 그대로다. 혈연이 아닌 이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혈연이 아닌 것 치고도 좀 복잡하다. 엄마 영수(배두나)와 아빠 철희(류승범)은 특수교육대를 탈출했다. 그때 나오면서 백강성(백윤식)갓난아이었던 두 아이 지우(이수현)와 지훈이(로몬)을 데리고 나왔다. 특수 교육대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흔적을 지우며 살아왔다. 그러다 당도한 금수시에서 외면할 수 없는 빌런을 마주한다. 사실 특수교육대에서 훈련한 특수한 기술이 있다. 엄마 영수는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고 삭제할 수 있는 ‘브레인해킹’ 기술이 있다. 그 기술로 빌런에게 죗값만큼의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심어준다.

‘가족계획’은 크게 두 줄기의 계획으로 진행된다. ‘가족’을 중심에 두고, 혈연이 아닌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드라마가 있고, 빌런을 그들의 방식으로 단죄하는 범죄 스릴러에 슬래시(slash) 장르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블랙 코미디가 흐른다. 현실에는 없는 ‘브레인 해킹’이라는 특수 기술을 중심에 두고, 어제보다 오늘 한 발짝 더 가족이 되어가는 이들은 시청자들에게 맵고 짜고 단 거를 선사한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보이스' 등의 작품을 통해 호러와 공포, 슬래셔 장르에까지 능한 김곡, 김선 감독과 가족 드라마를 촘촘하게 엮은 김정민 크리에이터가 함께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맛 모두를 전해주는 건 배우들의 힘이다. 배두나는 그동안 ‘브로커’, ‘다음 소희’, ’비밀의 숲‘에서 입었던 현실감 가득한 형사의 옷을 벗었다. 그리고 영수를 통해 김정은 결여되어있지만, 그를 많이도 가슴 치게 했던 사회의 빌런을 향한 칼을 꺼낸다. 배두나의 존재감 덕분에 ’브레인 해킹‘이라는 잔혹할 수도 물음표 가득할 수도 있는 기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기인형‘이나 ’플랜더스의 개‘ 등의 작품에서 그랬듯 말이다. 아직 2화까지는 영수만을 바라보는 헌신적인 남편 철희로 등장하는 류승범은 감정이 결여된 영수의 빈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의뭉스러운 할아버지 백강성 역의 백윤식과 함께다. 이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티키타카가 아닌, 엇박의 침묵과 호흡으로 웃음 짓게 한다.

아이들인 지훈(로몬), 지우(이수현)의 활약도 도드라진다. 엄마에게 반감을 품은 17살 딸 지우와 엄마를 추앙하는 아들 지훈는 묘한 대립을 이룬다. 이 지점에서 모델에서 처음 배우로 데뷔하는 이수현의 당찬 에너지와 '지금 우리 학교는' 속 모범생에서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의 줄임말)으로 변신한 로몬의 신선한 변화는 두 사람에게 몰입을 끊이지 않게 한다. 연기로 늘 호평 속에 살아온 백윤식, 배두나, 류승범의 여유로운 리듬과 새롭게 성장해 가는 신예 로몬과 이수현의 피 끓는 에너지의 묘한 조합이 '가족계획'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된다.

전체적으로 고개를 비틀고 봐야 할 것 같은 부조리한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의 묘미가 더해진다. 아직 2부까지 본 상황에서 작성하는 리뷰이지만, 캐릭터의 이야기부터 빌런들을 응징하는 통쾌한 맛까지 기대감이 더해지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가족계획'만의 매력이 분명하다. 그 맵고 짜고 단 맛은 오늘(29일) 저녁 8시 쿠팡플레이에서 1, 2부가 처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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