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장희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장희재
담낭은 간의 우엽과 좌엽 사이의 오목에 붙어있는 장기로 7~10cm 가량의 길쭉한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고 30~50ml 정도의 담즙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담낭은 간에서 분비한 담즙을 농축, 저장했다가 음식물이 십이지장내로 들어오면 십이지장내로 담즙을 분비해 지방의 소화,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담낭 용종은 담낭 내강에서 점막이 돌출된 병변을 말합니다. 담낭 용종은 전체 인구의 3~6% 정도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한국에서는 보고에 따라 5% 정도로 나타나며, 나이에 관계없이 건강검진 중 자주 발견됩니다. 담낭 용종은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담낭 용종은 비종양성으로, 콜레스테롤 용종이나 염증성 용종 등이 이에 해당하며, 이들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용종은 선종 즉 종양성 용종으로 담낭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추적이 필요하거나 수술적 제거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담낭 용종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담낭 용종의 진단은 복부 초음파 검사로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복부 초음파에서 대표적인 비종양성 용종인 콜레스테롤 용종은 대게 다발성 유경성 용종으로 크기가 작고, '혜성꼬리허상' 이라는 특이한 소견을 보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특별한 추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용종은 초음파만으로 비종양성과 종양성 용종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용종의 크기와 모양을 추적 관찰하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초음파에서 영상전문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종양성 용종의 특징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납작하거나 돔 형태인 무경성 용종(목이 없는 용종), 인접한 담낭벽이 4mm 이상 비후된 경우, 또는 추적검사에서 용종 크기가 유의미하게 커진 경우에는 종양성 용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크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10mm 이상의 용종은 종양성 용종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술을 권고해왔습니다. 최근 2022년에 발표된 국제 초음파 영상의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5mm 이상은 수술을 권고하며, 10~14mm 용종은 초음파에서 종양성 용종 소견이 없다면 수술 또는 주기적 추적 관찰 중에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담낭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인의 경우 다른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신중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나이(50~60 대이상),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아시아 인종 등이 있습니다.
담낭 용종은 증상이 있나요?
대부분의 담낭 용종은 증상이 없으며, 건강검진 중 초음파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혹 우상복부 혹은 심와부 동통이나 소화불량 등을 동반할 수 있지만, 이 증상과 용종 간의 관련성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담석증이 용종과 함께 있을 경우 담석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먼저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담낭 용종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현재 담낭 용종은 대장 용종처럼 내시경 검사로 용종만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담낭 용종을 제거하려면 담낭 자체를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담낭 절제술이 필요합니다. 담낭 절제술은 한국에서 많이 시행되는 수술 중 하나로,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의 술기가 발달하면서 큰 합병증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담낭을 제거하면 담낭 기능이 없어지므로, 소화 불량이나 몸속 지질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담낭 용종의 암 위험도과 담낭 절제 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을 고려하여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필요한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담낭 용종의 추적과 수술 시기 결정은 어떻게 하나요?
다양한 국내외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내 영상의학과의 최근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6mm 미만 용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초음파소견에서 종양성 용종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다면 5년간 매년 추적, 의심 소견이 없다면 추적이 필수는 아닙니다.
6~9mm 크기의 용종일 경우 종양성 용종의 가능성은 낮지만 추적결과 일부 보고가 있으므로 종양성 용종이 의심되는 초음파 소견이 있고 50세 이상인 경우 수술과 추적 중 선택하며, 수술하지 않을 경우 혹은 초음파에서 종양성 용종 소견 보이지 않을 경우 첫해에 6개월 간격 그 후 4년 동안 매년 추적을 권고합니다.
10~14mm 크기의 용종은 종양성 용종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종양성 용종 의심 초음파소견 있으면 수술을 권고합니다. 종양성 용종 의심 초음파 소견이 없다면 증상이나 담석증 여부 등을 고려하여 수술이나 정기적 초음파 추적 중 담당 의사와 상의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15mm 이상의 용종은 종양성 용종 가능성이 의미있게 높아지므로 모양에 관계없이 수술이 우선적으로 권고됩니다.
결론적으로, 담낭 용종의 90% 이상은 비종양성으로, 검진에서 용종이 발견되더라도 담낭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특정 위험 인자가 있거나, 영상 검사상 종양성 용종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술적 치료가 추적 관찰보다 우선 권고되므로 담당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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