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 장염은 무서운 병인가요?

전선하 기자 ㅣ seonha0112@chosun.com
등록 2025.05.12 15:43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조현선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조현선 교수

2019년 우리 나라는 고령 사회로 진입을 했고, 2025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입니다. 그에 따른 노인 인구의 의료비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심/뇌혈관 질환, 악성 종양, 치매 등의 질환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화기내과에서는 위암/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들을 다루고 있지만 최근 들어 혈변, 복통을 주소로 하는 허혈성 장 질환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허혈성 심장 질환이라는 병명은 흔히 접하게 되는데, 이런 심장병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질환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허혈성 장염은 대체로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허혈이란 용어는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으로, 허혈성 대장 질환은 장간막 혈관계의 폐쇄, 혈관 경련, 혈액 공급의 저하로 대장 조직에 염증과 괴사가 발생하는 질환이며, 대부분은 일과성이고 후유증 없이 잘 치유되지만, 일부에서는 전체 대장의 괴사가 발생하는 치명적 질환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허혈성 대장 질환의 위험 요인은 고령,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이 동반한 경우, 이전 복부 및 혈관 질환의 수술력, 항생제/이뇨제/호르몬 제제/변비 약 복용 등의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드물지만 대장 내시경 검사 후, COVID-19 감염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부분에 허혈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해부학적인 이유로 우리 신체의 좌측 대장에 더 많이 발생하여 왼쪽 배가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통증은 1~2시간 정도 심하다가 완화되는 경우가 많고, 복통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통 후에는 설사가 있게 되는데, 처음에는 단순 설사의 형태를 보이다가 나중에 혈변의 양상을 띄게 됩니다. 드물지만 우측 대장에 허혈성 장염이 발생하게 되면 혈변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통이 복부 전체나 배꼽 주위의 압통이 있는 경우에는 괴사나 소장의 허혈도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이 경우는 응급 상황이므로 바로 병원을 찾으셔야 하겠습니다.

허혈성 장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진단을 위한 초기 평가로 대장 내시경 검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대장 점막을 직접적으로 관찰하면서 필요하면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20% 정도에서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복부 CT, CT 혈관 조영 등의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대부분 며칠간 입원하여 금식과 수액의 보존적인 방법으로 잘 치료되며, 재발도 흔치 않습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 성인병의 관리와 변비 치료, 규칙적인 운동 등이 허혈성 장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입니다.

이처럼 대장의 악성 질환이 아닌 이러한 질환의 경우에도 복통이나 혈변이 동반 될 수 있으므로 평소 대장 내시경 등의 건강 검진을 주기적으로 하는 경우라면 혈변이 있을 때 대장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단 배변 습관의 변화,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복통과 혈변의 정도가 심하면 늦지 않도록 내원하여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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