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에 뿔난 美 역사학자들 "위안부 문제 왜곡에 경악"

    입력 : 2015.02.06 17:41

    아베 신조(사진) /블룸버그 제공


    미국 역사학자 19명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교과서 수정 요구에 반발해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역사협회 회보인 '역사의 관점' 3월호에 게재하기에 앞서 5일 공개한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가 발간한 역사교과서에 실린 일본군위안부 기술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야만적 성노예제도로 고통을 겪은 위안부에 대해 다른 나라의 역사교과서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기도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베 정권이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일부 보수 정치인들까지 나서 논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면서 "생존 위안부까지 비방하는 것도 모자라 관련 기록을 남기고 희생자의 이야기를 쓴 언론인과 학자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또 "어떤 정부도 역사를 검열할 권리가 없다"며 "국가나 특정 이익단체가 정치적 목적으로 출판사나 역사학자들에게 연구 내용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가 출간한 교과서에 '일본군이 최대 20만 명에 달하는 14∼20세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 모집했다'는 내용이 있어 깜짝 놀랐다"며 "국제사회가 바로잡아야 할 것을 바로 잡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역사학자들이 이처럼 특정 이슈를 놓고 집단성명을 발표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해당 교과서에서 위안부 관련 기술을 허버트 지글러 하와이대 교수를 비롯해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더든, 컬럼비아대 캐럴 글럭, 프린스턴대 제러미 아델만, 보스턴 칼리지 데빈 펜다스, 코넬대 마크 셀덴, 노트르담대 줄리아 애드니 토머스 등이 성명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