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로존에 그리스 타협안 촉구

    입력 : 2015.02.09 09:43

    오바마 미 대통령(우)과 메르켈 독일 총리(좌)/사진 블룸버그


    미국 정부가 유로존에 그리스와의 타협안 체결을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럽연합(EU)과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다.


    미국의 압박은 오는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그리스 관련 긴급 회의에 앞서 일부 강경 대응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독일은 지난달 총선에서 그리스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승리하자 이달말 만료예정인 1720억유로(약 214조원)의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 부채를 갚으라고 압박해 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특정 조치를 촉구하는 발언은 아니다"며 "우리의 요구로 그리스 상황이 더 불안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9일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안젤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예정인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러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년간 지속돼온 유로존 경제 위기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정부에 꾸준히 간섭해 왔다. 대부분의 유럽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믿음으로 2010년 5월을 시작으로 그리스에 긴급원조를 해 왔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미국의 이런 압박을 항상 환영해 온 것은 아니다. 2011~2012년 대규모 긴급원조에 대한 미국 압박에 대해서는 강하게 저항하기도 했다.


    현재 큰 경제위기에 직면한 유로존에 대한 미국의 간섭은 유럽이 세계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부 장관은 G20회의에서 "세계 경제 기반이 너무 취약한 상황"이라며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수요 확충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긴축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를 지지해 왔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경기침체의 고통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국민을 계속 압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