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2.12 09:20
적극적 株主친화정책 영향
구글·MS의 2배 달하고 삼성전자의 3.9배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1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사상 최고가인 122.02달러에 마감해, 세계 증시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7000억달러 돌파라는 새 기록을 썼다.
애플의 시가총액(주가에 총 발행주식 수를 곱한 수치)은 7107억달러(약 780조원)로, 삼성전자 시총의 3.9배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999년 시총 6000억달러를 넘긴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애플의 적수가 못 된다. 시총 순위에서 애플 뒤를 잇는 엑손모빌,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 헤서웨이, 구글 등의 현재 시총 규모는 애플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
- ▲ 블룸버그 제공
애플은 불과 2006년에만 해도 삼성전자 대비 시가총액은 정확히 4분의 3, 매출액은 4분의 1 규모에 불과했다. 2007년 여름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대를 처음 열면서 상황이 확 바뀌었다. 2007년 아이폰으로 1년 만에 시가총액 규모가 삼성전자의 2배가 됐고, 2009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아이폰 3GS가 대량 보급되자 매출액까지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으로 따라붙었다.
2011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고, 이 틈에 삼성전자가 대화면 갤럭시 노트 등으로 파상공세를 퍼부으면서 삼성전자의 거센 추격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13년을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했고,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로 다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하면서 우뚝 섰다. 지난해 애플 매출액은 반도체 부문까지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 대비 93% 수준까지 커졌고, 애플과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28.7%와 12.1%로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세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애플 주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쓴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은 2015년 말까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쳐 총 1000억달러를 주주에게 푸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위원은 "이제 막 주주 환원 정책을 시작한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잡스 죽음 이후 떠나는 투자자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시작했다"며 "스마트폰 창시 업체로서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키우는 등 시장 적응력도 좋아 애플에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