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2.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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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캡쳐
오는 18일 시작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인터넷 공룡 간의 ‘세뱃돈(훙바오)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인들이 워낙 붉은색을 좋아하는 까닭에 세뱃돈이나 결혼식 축의금을 붉은색 종이봉투에 넣어 주는 관습이 있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훙바오(紅包·붉은 봉투)다.
텐센트는 지난해 설 연휴에 온라인 결제를 이용한 훙바오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온라인 결제 플랫폼 ‘텐페이’를 이용해 자사의 ‘위챗’ 모바일 메신저 가입자를 상대로 처음 시도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이를 “진주만 공습”과 비교하며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6일 온라인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통해 훙바오 기능을 선보였다. 알리페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세뱃돈을 줄 수 있도록 했고, 세뱃돈을 받은 사람은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곳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알리페이는 이달 2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와 제휴해 인기 연예인들이 웨이보 가입자를 추첨해 총 10억위안(약 1760억원)에 달하는 훙바오를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에 질세라 위챗뿐 아니라 또 온라인 메신저 ‘큐큐(QQ)’에도 훙바오 기능을 추가했다. 텐센트는 총 30억위안을 투입해 QQ메신저 이용자를 상대로 연예인 훙바오 지급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3일에는 위챗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알리페이의 훙바오로는 결제할 수 없도록 했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인 바이두도 자체 개발한 '바이두홍바오'로 전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중국 IT전문지 TECH2IPO는 최근 기사에서 "검색·포털 바이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비해 이용자 간 교류가 많지 않아 불리하다”면서도 "거대 포털인 바이두가 본격적으로 (훙바오 시장 경쟁에) 나설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공룡들이 훙바오 전쟁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텐센트가 앞서가고 있다. 신화통신은 텐센트가 지난달 말 불과 이틀 동안 주력 상품인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500만명이 넘는 사람에게 총 7500만회 세뱃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