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2.23 09:00
카카오톡은 접속가능하지만, 라인은 안돼…알리바바, 텐센트 있는 곳 맞나
설 연휴를 맞아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칭다오(靑島) 여행을 떠났다. 숙소는 칭다오 쇼핑 중심지인 양광(陽光) 백화점 근처에 위치한 홀리데이인호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기간이라 한산했지만, 밤에는 폭죽 소리가 요란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홀리데이인호텔은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2년 전 중국 유학 당시보다 체감 인터넷 속도는 빨랐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친구들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다. 네이버에 접속해 한국 뉴스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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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칭다오에서 접속한 월스트리트저널 접속한 화면
문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접속해 외신 뉴스를 살펴볼 때였다. 증권부 국제팀 소속 인턴 기자로 외신을 살펴보는 것은 늘 해오던 일이었다.
WSJ를 접속하자, '해당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블룸버그, 뉴욕타임스도 마찬가지였다. 자주 가는 외신 사이트 중 접속에 성공한 것은 로이터 뿐이었다.
그러고보니 접속이 안되는 메신저도 적지 않았다. 데스크와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페이스북 메신저 앱으로 주로 연락하는 데, '대화를 읽어들일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메신저 상단에 떴다.
노트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페이스북 주소를 넣자 '해당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문구가 나왔다.
이번에는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사이트인 구글을 접속해 봤다. 마찬가지로 '해당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문구가 떴다.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메신저 '라인'도 접속할 수 없었다. 라인을 실행하고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보냈지만, '전송 중' 표시만 뜰 뿐 3시간이 넘도록 메세지는 전송되지 않았다.
데스크가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낼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어떻게든 접속하려고 IP주소 우회 프로그램(VPN)도 설치했다.
VPN은 해외 서버를 이용해 중국 내에서 외국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프리게이트 등 다수의 VPN을 설치했지만 결국 페이스북 접속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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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페이스북 메신저
원래 중국 당국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검열하거나 차단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수 신문 사이트나 인기 웹사이트까지 접속이 어려운 지는 인턴 기자로 활동하면서 이번에 처음 알았다.
21일 인천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데스크로부터 '인턴 기자라도 기자는 연락이 두절 되면 안된다'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중국에서의 상황을 설명하자, 데스크는 중국 인터넷 접속 상황을 기사로 써보자고 제안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대표 IT기업들은 시가총액만 280조, 16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2년 만에 중국 IT의 위상은 놀랍도록 달라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10위권 도시에서 겪은 인터넷 접속 불능 상황은 낯설게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