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 신세계·IBK펀드 등 7곳 이상 참여

    입력 : 2015.02.26 09:05

    신세계·IBK펀드·호반건설·MBK·자베즈·IMM 등 '인수전 후끈'
    매각가격 1조원 상회 전망까지‥박삼구 금호 회장 우선매수청구권 있어
    빠르면 이달말 숏리스트, 4월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금호산업(002990) (30,300원▲ 3,950 14.99%)인수전에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7곳 이상 투자자가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과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 중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투자펀드(PEF)’(이하 IBK펀드)가 참여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IMM 등 다른 대형 사모펀들도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작년 11월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5% 가까이 사들인 호반건설과 미래에셋 계열사도 인수전에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 외에 다른 대기업까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등 금호산업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25일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채권단 출자전환주식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복수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투자자들 의견을 반영해 의향서 제출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계와 IBK펀드·호반건설은 인수의향서 제출 사실을 인정했다. 투자 업계에선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IMM·자베즈파트너스 등 다른 사모펀드, 미래에셋 계열사 등이 의향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 인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매각 가격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인수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57.48%(1955만주)다. IBK펀드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워낙 매력적인 매물이라서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른 것은 금호산업 인수자가 금호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 지분 30.1%를 가져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금호터미널→금호고속' 등으로 연결되는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그룹 내 주력 건설업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46%, 금호터미널 100%, 금호사옥 79.90%, 아시아나개발 100%, 아시아나IDT 100%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틀어쥐면 고구마 줄기 엮듯 금호그룹 핵심계열사들이 따라오는 셈이다.


    애초부터 금호산업에 관심을 보여온 삼성·롯데·CJ 등 대기업의 의향서 제출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향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 추후 대기업이 사모펀드 등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금호산업 탈환에 사활을 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채권단 보유 주식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 우선매수권을 활용하면 경영권 인수 기준인 과반 지분 획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 확보는 그룹 재건의 최우선 핵심 과제”라며 인수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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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산업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매각 가격이 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5000억~8000억원 정도로 예상하지만 1조원이 넘을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매각주관사인 산은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투자자 자격 심사를 거쳐 빠르면 이달말 입찰적격자(short list)를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입찰적격자는 예비실사를 거쳐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한다. 매각주관사 및 채권단은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IBK펀드의 인수전 참여를 두고 일각에선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 중인 IBK펀드가 금호그룹과의 기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IBK펀드는 금호고속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IBK펀드는 지난 23일 금호그룹에 금호고속을 5000억원 미만 가격에 되사가라는 최종 매각안을 제안했다.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금호터미널과 우리사주조합은 다음 달 9일까지 IBK펀드의 조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금호그룹 측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면 IBK펀드는 곧바로 공개 매각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호그룹 측은 "금호산업·금호고속 인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금호고속은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자금으로 사들일 수 있고 금호고속은 오너 일가쪽에서 충분히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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