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2.26 09:14
[대형주 위주로 상승, 소형주는 시들… 양극화 현상 극심]
시총 1兆 돌파 14개 종목, 다음 카카오·셀트리온 등 외국인·기관이 집중 매수
바이오·헬스케어·반도체 등 대형주 위주로 선별 투자해야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주 선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들어 600선을 돌파하며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수에 영향을 많이 주는 대형주들이 집중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중·소형주가 몰리는 코스닥 시장 내에서 다시 소형주들은 등락이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망 업종의 코스닥 대형주 위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2008년 이후 시가총액 1조원 돌파 종목 최다… 대형주 강세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총 14개로 집계됐다. 2009년 코스닥 지수가 500대로 회복했음에도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 수는 많지 않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시총 1조원 이상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과 2013년 말 10개 수준이던 것이 지난해 말엔 15개로 증가했다.
다음카카오가 7조9500억원으로 1위다. 유가증권시장까지 합친다면 약 35위 정도에 해당한다. 바이오 업체 셀트리온이 7조200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소비재 업체인 동서가 3위 보톡스 소재를 생산하는 메디톡스,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 업체 CJ E&M 순이다.
현재 시가총액 1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는 종목도 많다. 과거 시총 1위 업체였던 서울반도체, 헬스케어 업체인 내츄럴엔도텍, 반도체 장비업체인 원익 IPS가 9900억원대이며, 분자진단업체인 씨젠, 게임업체인 웹젠도 9000억원대에 올라 있다. 8000억원 이상 종목까지 포함하면 총 12개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재상장한 다음카카오가 핀테크 관련 주로 분류되면서 코스닥 대형주의 강세를 이끌었고, 올해 들어선 바이오 업체인 셀트리온이 74.5% 오르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밖에 소비재 업체인 동서가 최근 연중 최고가를 갈아 치웠으며, CJ E&M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주들도 고르게 오르는 추세다.
◇외국인, 코스닥 대형주에 집중
증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세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들이 주춤한 사이에 코스닥 대형주들의 매력이 부각되며 투자가 집중된 것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과거와 달리 다양한 업종에 분포돼 있다는 점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다음카카오가 합병상장한 지난해 10월 이후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565억원 규모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 역시 코스닥 시장에서 388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바이오, IT, 소비재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김갑호 교보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닥 대형주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 입장에선 여러 종목을 같이 담을 수 있다"며 "대신 코스닥 종목을 사려면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은 담기 어렵기 때문에 코스닥 대형주에 매수가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는 대표 종목들이 대형주에 분포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핀테크, 헬스케어 등 특정 업종이 부각되며 다음카카오, 셀트리온 등이 많이 오른 것이다.
◇업종·종목별 압축 대응이 유리
코스닥 지수가 오르더라도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장세이기 때문에 업종별, 종목별 대응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일별 상승 종목 수과 하락 종목 수의 차를 누계해 이은 등락주선(ADL)은 연초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하락한 종목 수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뜻한다. 대형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도 중소형주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 거래량이 2009년 초 대비 절반인 5억주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