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빠르고 더 편리하게... 미래에 도전한 한국 통신 3社

    입력 : 2015.03.06 09:03

    MWC 2015에 선보인 신기술


    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는 '혁신의 최전선(The Edge of Innovation)'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통신 서비스와 이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한눈에 보여줬다.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업체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도 이번 MWC에서 플랫폼, 사물인터넷, 5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많이 연결된 세상을 미리 보여줬다.


    KT
    LTE보다 100배 빠른 데이터 전송 서비스
    사물 인터넷 서비스  'LTE-M' 선보여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MWC 2015' 전시회의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이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은 바로 5G였다. 그는 "5G 서비스가 도입되면 네트워크의 속도와 용량이 지금의 1000배로 늘어난다"며 "엄청난 혁신과 비즈니스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번 전시회에서 5G 네트워크 기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먼저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초고주파 대역(28㎓)에서 기존 LTE보다 100배 빠른 데이터 전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초고주파 대역은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데이터 손실률이 높아 먼 거리까지 데이터를 보내는 데 적합하지 않다. 초고주파 대역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잘 보내는지가 5G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MWC 전시장에서 이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과 스마트폰 사이에 홀로그램 영상을 전송하고 구동하는 장면을 시연하기도 했다. 지금은 영상 통화 정도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고 용량이 늘어나면 3D(입체) 형태의 홀로그램 영상을 전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서로 다른 주파수 9개를 하나로 묶어 대역폭을 크게 늘린 'LTE-B' 서비스도 삼성전자와 함께 선보였다. 기존에는 5개 정도의 LTE 주파수를 묶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리면서 1GB(기가바이트)급 영화를 1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를 구현한 것이다.


    5G 도입을 위한 한·중·일 이동통신 3사와의 공동 선언문도 MWC 2015에서 공개했다. KT는 차이나모바일, NTT도모코와 함께 아시아 시장에 특화된 5G 기술을 개발하고 주요 기술 및 시스템을 공동 검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인 중국과 일본의 이통사와 손을 잡았다는 것은 향후 KT의 5G 네트워크가 한·중·일 3개국에서 모두 호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미 KT는 한·중·일에서 'LTE 데이터 로밍' '와이파이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노키아와 협력해 LTE를 이용한 사물인터넷 서비스인 'LTE-M'도 선보였다. LTE 통신망에 다양한 사물이 연결돼 가로등 제어, 주차장 관리, 계량기 점검 등의 생활 밀착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
    인공지능형 1대1 서비스 플랫폼 'BE-ME' 큰 관심
    스캐너로 쇼핑·결제·배달 가능한 '스마트 쇼퍼' 시연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이 이번 MWC 2015에서 내세운 테마는 '플랫폼'이다. 단순히 네트워크 사업자를 넘어서 다양한 서비스가 오가는 플랫폼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향후 여러 기업이 우리 플랫폼으로 들어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보여주듯 SK텔레콤은 이번 MWC 2015에서 ▲사물인터넷 ▲위치 기반 ▲인텔리전스(인공지능) ▲커머스 ▲빅데이터 등 5개 영역에서 플랫폼을 차지하겠다는 '5대 플랫폼 전략'을 선보였다. 특히 MWC 현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인공지능형 플랫폼 'BE-ME'였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기지국, 와이파이 등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많은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일반 개발자에게도 개방해 수많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과 협력해 나갈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대형 마트에서 바코드를 읽는 스캐너 하나만 갖고 다니면 되는 '스마트 쇼퍼' 서비스도 인기였다. 무거운 카트를 끌지 않고 스캐너로 물건을 쓱 읽기만 하면 대금 결제와 집까지 자동으로 배송이 이뤄지는 서비스다.


    또 SK텔레콤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스마트 주변 기기도 대거 선보였다. 사업 영역을 통신 서비스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에너지 등으로 확장한 셈이다. 전화·문자·이메일 등의 수신을 알려주고 활동량도 체크해주는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밴드', 태양광으로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솔라 스킨', 블루투스 이어폰이면서 보청기 효과도 있는 '스마트 히어링 에이드' 등 아이디어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는 한국 시장 위주로 스마트 주변 기기를 판매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5G를 선점하기 위한 네트워크 기술도 전시했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에 사용될 초고주파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해 기존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100배 빠른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시연했다. 5G가 기존 LTE보다 1000배 빠른 점을 감안해보면 이미 5G의 초입에 진입한 셈이다.


    LG유플러스
    미래 성장 동력인 사물인터넷·핀테크 분야에 집중
    중동에 스마트 CCTV 수출… 글로벌 협력 강화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는 이번 'MWC 2015'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력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기술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 분야에 집중했다. 이 회사는 올해를 '사물인터넷 원년'으로 삼고 홈 CCTV, 원격 가스밸브 제어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핀테크 분야에서도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나우'를 내놓고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LG유플러스는 MWC에서 LG전자가 공개한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 LTE'에 자사의 전자지갑 서비스 '스마트월렛'과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결제 서비스 '페이나우'를 탑재해 시연했다. 먼저 신용카드나 멤버십 카드 정보를 앱(응용프로그램)에 저장해두고 스마트워치와 한 번만 연동한다. 스마트워치를 NFC 결제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충전·적립 등이 바로 이뤄진다.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워치로 간편 결제를 이룰 수 있게 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글로벌 협력을 강화했다. MWC 2015 전시회 현장에서 카타르의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오레두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자사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중동 지역에 수출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우선 카타르 시장을 대상으로 홈 CCTV서비스 '맘카2' 등을 공급한다. 또 오레두 그룹이 소유한 다른 이통사들에도 순차적으로 사물인터넷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오레두 그룹은 카타르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2위 이통사업자인 인도샛, 이라크의 아시아셀을 비롯해 튀니지·쿠웨이트·싱가포르·라오스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이통사를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번 수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아시아 전역에 사물인터넷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동통신 업계 최고의 화두인 5세대 이동통신(5G)과 관련해서도 주파수 간섭 제어 기술, 다운로드 속도를 높여주는 '다운링크 256쾀' 기술 등을 선보이면서 속도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수십 배 빠른 네트워크 전송 속도와 디바이스 간 간섭 제어 등 다양한 5G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