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SNS를 달군 '옐로모바일' 논쟁

    입력 : 2015.03.24 09:08

    "홍상수 감독 영화 속의 대사로 글을 마칩니다. '딱 아는 만큼만 안다고 말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임진석 옐로모바일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22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남긴 글의 마무리 문장입니다. 그는 글에서 "2200명의 옐로모바일 가족과 저희를 믿고 투자해주신 투자자들의 신뢰가 어느 분의 얕은 지식으로 인해 호도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면서 특정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무슨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났던 걸까요.


    올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트업은 단연 '옐로모바일'입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11월 미국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으로부터 약 1100억원을 투자받았고, 국내 대형 증권사와 손을 잡고 기업공개(IPO)와 증시 상장도 계획 중입니다.


    2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인수합병(M&A)을 통해 70개 이상의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운 옐로모바일을 두고 '거품' 지적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경영 관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정주용 SK E&S 매니저도 옐로모바일의 거품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글을 지난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정 매니저는 "옐로모바일의 시가총액이 상장하면 3~6조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도는데, 아직 이익은 마이너스에 매출액이 몇 천 억 안 되고 대부분 업계 2등기업 수십개가 모였다"면서 "나스닥 상장을 국내 증권사와 논의하는 것도 의심스럽고, 이익 한 번 안 나는 회사를 코스닥이든 어디든 상장시키는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는 "월간활동사용자(MAU)가 1000만명이 넘어야 옐로모바일이 1조 가치를 가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옐로모바일의 MAU를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버블테스트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매니저의 문제제기에 옐로모바일의 임 이사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바로 다음날 SK E&S에서 근무하는 정 매니저를 겨냥해 "에너지 관련 대기업에서 근무하시느라 바쁘신 와중에도 IT기업을 매우 열심히 분석해주시는 '그 분'께서 좋아하시는 팩트에 근거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면서 "지난달 '쿠차'의 코리안클릭 기준 MAU는 웹과 모바일을 합쳐 604만8072건을 기록했고 피키캐스트는339만9490건을 기록했는데, 쿠차와 피키캐스트 및 기타 앱들을 이용하는 유저는 중복접속을 제외하더라도 MAU가 1000만을 넘긴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임 이사는 "옐로모바일의 사업분야 가운데 MAU가 중요한 곳은 쇼핑미디어, 미디어·콘텐츠 부문이고 광고·여행·O2O(online to offline) 부문은 MAU가 중요치 않다"면서 "광고부문의 지난 2013년 매출은 7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3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지난해 여행부문 매출이 300억원, 지난 2013년 O2O 부문 매출이 190억원을 넘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매니저는 이 같은 반박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후 "이전에 게시했던 글은 과도한 가치평가에 대한 경고 차원의 글이었고, 현장에서 땀흘리는 창업가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 "여전히 나스닥 상장을 국내 증권사와 논의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회사 가치가 3~6조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방은 옐로모바일 관계자가 직접 회사 데이터를 SNS상에 상세하게 공개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간 옐로모바일은 거품론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이 때문에 세간의 의혹이 더 커진 측면도 있습니다. 임 이사의 글에는 '이번 글을 통해 옐로모바일에 대해 알게됐다'는 댓글이 눈에 띕니다.


    이번 논쟁에 대해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어떤 회사든 이런 식으로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평했습니다. 특히 옐로모바일은 상장을 준비 중인 회사이고, 투자자를 위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옐로모바일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