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3.24 09:16
다음카카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한때 16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달 들어 1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켜온 다음카카오는지난 16일 셀트리온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난 1월 9조원이 넘었던 시총은 7조1363억원까지 감소했다. 2조원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현재 셀트리온과의 시총 격차는 2000억원에 불과하다.
증권사들은 연일 다음카카오에 대한 투자의견과 주가 전망을 낮추고 있다. 합병 법인 출범 이후 탄탄대로를 달려오던 다음카카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① 카카오톡 사용자 감소
해외 사용자를 중심으로 탈(脫)카카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가입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1억7000만명, 월간활동사용자(MAU)수는 4800만명이다. 지난 2013년 4분기 5061만9000명에 육박했던 MAU는 4분기 연속 줄었다. 해외 실 사용자가 이탈하면서 MAU는 정체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사용자를 제외한 카카오톡의 해외 MAU는 1084만명인데, 지난 2013년 4분기 MAU가 1489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해외 시장에서 약 400만명의 실사용자가 빠져나간 셈이다.
② 해외사업 부진
다음카카오의 해외 사업이 부진하면서 카카오톡 사용자가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7일 다음카카오는 지난2년간 이어오던 야후재팬과의 협력 관계를 끝냈다. 다음카카오의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은 2012년 10월 야후재팬과 당시 카카오가 50대 50 지분 투자로 만든 합작법인이다. 야후 재팬이 일본 메신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음카카오와 손을 잡았지만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밀려 결국 관계 정리에 들어갔다. 일본 법인은 지난 2012년 이후 적자가 100억원 이상 불어났다.
다음카카오의 해외 지사도 지난해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법인 카카오싱가포르는 지난해 적자 6000만원, 중국 법인 베이징카카오는 지난해 7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③ 밴드에 밀리는 카카오스토리
다음카카오(035720) (120,700원▼ 300 -0.25%)의 폐쇄형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모바일 광고 수익원이 감소할 전망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스토리 사용자의 이용시간은 약 5.1분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약 9.8분에서 절반 가량 줄었다. 페이스북은 같은 기간 9.4분에서 12.5분으로 증가했다. 네이버의 폐쇄형 SNS인 밴드는 지난달 5.7분을 기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클릭당 과금 형식의 성과형 광고 모델을 도입한 이후 카카오스토리의 광고 매출은 이어진 4분기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며 "카카오스토리의 이용 시간이 지속적으로 줄고 일부 광고주가 이탈하면서 올 1분기에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④ 게임사 이탈
한때 국내 게임사들의 성장을 이끌어온 다음카카오의 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이 감소하자 게임사들이 게임하기 플랫폼을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게임하기 플랫폼의 입점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인데다가 이미 입점한 게임수가 500개가 넘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다음카카오의 게임 사업 매출은 68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자체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넷마블까지 카카오 게임하기를 떠나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하기로 했다.
⑤ 카카오택시·카카오페이…신규 서비스 성과는 아직
다음카카오가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정보생활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선보인 신규 서비스들의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카카오페이', 모바일 송금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 사업을 시작했다. 두 서비스 모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 1월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손잡고 '카카오택시'를 선보였다.
나태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가운데 준비 중인 O2O 서비스들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증권사 전문가들은 아직 모바일 부문에서 독보적인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다음카카오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양희준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가 강력한 내수 장악력을 기반으로 O2O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게임 매출 둔화에 따른 성장 공백을 모바일 광고로 메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게임하기는 국내 최고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서 탈카카오 움직임을 감안해도 여전히 다음카카오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