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애플, 아이패드 점유율은 날개 없는 추락

    입력 : 2015.03.25 09:12


    2010년 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 충격은 대단했다.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예수 형상을 한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모습을 표지로 실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아이패드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급락해 애플이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10일 주주총회에서 "아이패드의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시인했다.


    이달 초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 세계 태블릿PC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을 밀어낸 것은 상표가 없는 화이트박스(조립 태블릿PC). SA는 2014년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화이트박스 제품이 총 7040만대 팔려 점유율 1위(29.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화이트 박스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대비 27%나 늘었다.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량은 6340만대로 시장 점유율은 26.1%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보다 점유율이 15%나 내려앉은 수치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1%로 3위를 차지했다. 레노버와 아수스가 각각 4.7%, 4.5%를 차지하며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750만대 태블릿PC를 팔아 점유율 3.1%를 기록했다.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애플 PC 점유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과는 정반대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7450만대 아이폰을 팔아치웠고 올해 1분기에도 5000만대를 무난히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점유율이 곤두박질칠 것은 중국에서 양산한 조립 태블릿이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패드 에어2 가격은 60만원 대에 달하지만, 조립 태블릿 가격은 10만~20만원대다.


    무엇보다 대화면 아이폰6 플러스가 인기를 끌면서 아이패드 수요를 잠식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과 노트북에 끼여 태블릿PC 제품 카테고리가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IBM과 제휴를 맺고 업무용 아이패드를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12.9인치 대화면 아이패드를 내놓고 패블릿 제품과의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이패드 에어2의 화면 크기는 9.7인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