株價 비실, 사업 주춤... 답답한 다음카카오

    입력 : 2015.03.26 09:36

    [주가 두달 만에 30%나 하락… 하던 사업도 새 사업도 위기]


    -안정적 돈줄, 게임이 안풀리네
    애니팡 이후 히트작 없어… 넷마블, 네이버 손잡아 타격


    -김범수의 해법은?
    뱅크월렛 등 핀테크 자리 못잡고 쇼핑·뉴스는 방문자 오히려 급감
    김범수 "몸집 커져 리스크도 커"
    여름 출시 검색 서비스에 기대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는 25일 주가가 전일 대비 1.73% 하락한 11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올 1월 15만74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이달 들어 실적 악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30% 가까이 빠진 것이다.


    작년 10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다음카카오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바이오 제약업체 셀트리온에 넘겨줬다. 시가총액은 주가에 총 발행주식 수를 곱한 것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척도의 하나다.


    5개월 전 합병 당시 국내 1위 인터넷 기업 네이버에 대적할 유일한 상대로 평가됐던 다음카카오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다음카카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흔들리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이상 징후를 보이는 분야는 다음카카오의 안정적 수익기반(cash cow)이었던 게임 유통 사업이다.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서비스는 2012년 7월 시작됐다.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모바일 게임을 소개하는 이 서비스는 '애니팡', '모두의 마블' 등 1000만 다운로드(내려받기)가 넘는 히트작을 배출해왔다.



    다음카카오는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팔린 유료 게임과 아이템 매출의 21%를 수수료로 받는다. 작년 매출 8983억원 중 28.6%인 2576억원을 게임 부문에서 벌어들였다. 하지만 게임 서비스는 작년부터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1000만 다운로드 이상 기록한 게임도 작년 6월 '애니팡2' 이후 전무하다. 카카오톡에 300개가 넘는 게임이 소개되다 보니 여러 사용자에게 게임을 알릴 기회가 적어졌고 그만큼 성공 가능성도 낮아진 것이다.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의 위력도 약해졌다. 지난 12일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레이븐'은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등록하지 않았다. 그 대신 네이버와 손잡고 유통·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게임은 현재 애플과 구글이 운영하는 국내 앱장터에서 매출·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루 매출은 평균 5억원 이상에 달한다. '카카오톡을 통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임 업계의 속설이 깨진 것이다. 외국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도 카카오톡 없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뒀다. 게임 업체들의 '탈(脫) 카카오' 현상이 계속되면 다음카카오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핀테크 사업은 큰 성과 없어


    야심 차게 시작한 신규 사업들은 아직 시장에서 큰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다음카카오는 작년 말 '뱅크월렛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란 새 서비스를 선보이며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스마트폰에서 앱(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간편하게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도 스마트폰에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됐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가입자는 약 4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은 홈앤쇼핑·롯데홈쇼핑·배달통·배달의민족 등 25개에 불과하고 모두 모바일에서만 쓸 수 있다. 오프라인 가게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뱅크월렛 카카오도 송금을 하면 하루가 지나야 상대방 계좌에 입금이 되고, 하루 10만원까지만 보낼 수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카카오픽(모바일 쇼핑), 카카오토픽(맞춤형 콘텐츠) 등 작년에 내놓은 신규 서비스는 올 들어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카오픽의 월 순방문자 수는 올 1월 104만명에서 2월 89만명으로 줄었다. 카카오토픽은 작년 11월 35만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져 올 2월에는 17만명으로 반토막 났다.


    적지 않은 개발·마케팅 비용을 썼지만 수익은 거의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달 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카카오택시' 역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출 성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김범수 "실패 리스크 커졌다" 위기감 표시


    창업자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합병으로 인해 우리는 더 많은 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됐지만, 몸집이 커짐으로써 실패의 리스크도 더 커졌다"며 위기감을 표시했다. 이달 초 10개팀이었던 조직을 25개팀으로 쪼개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겠다는 의도다.


    다음카카오에서는 올여름 선보일 전망인 신규 검색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도중에 바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용 시간, 광고 매출 등이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핀테크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여서 아직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다"며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시너지가 큰 서비스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