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코 품은 현대제철, 포스코와 兩强 경쟁체제 구축할까

    입력 : 2015.04.09 09:17


    현대제철(004020) (80,300원▲ 1,600 2.03%)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해 자산 31조원 규모의 종합 철강회사로 발돋움하면서 국내 철강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흡수합병은 지난 2013년 12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냉연사업부문을 합병 하면서부터 예견됐었지만, 특수강 사업 진출 등 자동차와 철강을 연결하는 수직 계열화 작업의 종점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수요처를 등에 업은 현대제철이 국내 최대 철강그룹인 포스코와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철강업계가 유심하게 지켜보고 있다.


    ◆ 포스코와 견줄만한 체급 갖춘 현대제철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국내외 강관사업과 해외 스틸서비스센터, 차량 경량화 부문, 자원개발사업 등을 합치게 됐다.


    두 회사의 합병에 따라 현대제철은 자산 31조원, 매출 20조원 수준으로 덩치를 불리게 됐다. 업계 1위인 포스코의 자산 52조원, 매출 29조원과 격차를 좁히고, 업계 3위인 동국제강과는 체급 차이를 벌렸다.


    이번 합병으로 조강생산 규모를 3000만톤 수준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량은 2400만톤(고로 1200만톤, 전기로 1200만톤)이다. 이에 현대하이스코의 380만톤과 특수강 부문의 150만톤을 합치게 되면 지난해 단독 기준으로 3765만톤의 조강생산량을 기록한 포스코에 필적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이 열연과 냉연, 특수강을 아우르는 현대제철의 종합 일관 제철소 구상을 마무리 짓게 해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생산 규모나 범위 등에서 포스코와 경쟁을 할 수 있는 체급을 갖췄다는 얘기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특수강 투자나 냉연 투자 등이 마무리 된 이후에 추가적인 성장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으로 미래 성장성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게 됐다"고 진단했다.


    ◆고부가치생산 격차도 좁힐 수 있을 듯


    포스코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었던 기술 경쟁력을 강화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현대제철은 고로생산을 시작한 2010년 이후 현대차 그룹 물량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지만, 차세대 철강 소재인 경량형 자동차 강판 등의 개발 능력에서는 뒤처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이와 관련된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경량화 사업을 활용하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1개국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해외공장 인근의 현대하이스코 스틸서비스센터(SSC)가 모두 현대제철 품에 안기게 되면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자동차 강판 수요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박현옥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 자동차 강판 내에 현대제철산 비중이 늘어나고, 차량 경량화 협력 강화, 일부 비용 절감 등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철강 경기가 부진하지만 합병 이후, 자동차, 가전, 에너지, 기계 등 현지 수요처를 다양하게 늘리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