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세일 매출 찔끔 성장, 백화점들 '4월은 잔인한 달'

    입력 : 2015.04.10 09:31

    백화점 업계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봄 정기세일이라는 회심에 카드에도 소비심리는 살아나지 못했다. 매출 상승폭은 유통업계 최악으로 기록됐던 세월호 참사 때보다 나쁘다.


    10일 백화점업계의 봄 정기 세일 매출 성적 뚜껑을 열어보니 매출신장률이 1~3%에 그치는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갤러리아백화점 매출은 2.2%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5일까지 기존점 기준 2.8% 증가했다. 신규 오픈한 백화점 2개 점과 아웃렛 4개점이 포함된 전점 기준으로는 8.9% 매출이 늘었다.


    백화점업계는 겉으로는 정기세일 기간도 남았고, 매출도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는 점에서 큰 위기는 넘겼다는 반응이다. 다만 경기가 좋을 때 두자릿수 대의 폭발적인 매출 신장률은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홍정표 상무는 "매출 구성비가 높은 남성, 여성 의류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며 세일 매출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며 "세일 마지막 주말 아웃도어, 생활용품 대전 등 봄 시즌 인기 대형행사로 상승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정현석 영업전략팀장은 "남은 세일 기간에는 봄 시즌 의류 및 잡화 상품과 나들이 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 업계는 세일기간 전체의 매출 증가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위축됐던 지난해보다도 나쁘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봄철 정기세일 기존 점포의 매출은 3.8% 상승했었다. 현대백화점은 봄철 세일기간 매출이 기존점 기준 3.6%, 신세계백화점 2.1% 상승했다.


    또 당장 정기세일이 끝나면 다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될까 고민하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며 워낙 좋지 않은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업계에서는 정기 세일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0~12일과 17~19일 두 번에 걸쳐 서울 강남에 있는 컨벤션센터 'SETEC'의 전시 공간 중 3300㎡를 빌려 생활용품·골프용품 등 재고 상품 150억원어치를 최대 80% 땡처리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백화점이 대형 호텔을 빌려 해외 고가브랜드을 판 적은 있었지만 재고 소진을 위해 '출장 판매'를 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소비 위축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내달 가정의 달과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 위크', 중국 '노동절 휴가'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프로모션과 기획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래도 행사 때만 반짝 매출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