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입지 고민하던 이부진 사장의 승부수, 아이파크몰 활용한다

    입력 : 2015.04.13 08:5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면세점 사업 확장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중견면세기업인 디패스를 인수하는가하면 현대산업개발과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공동출자를 통해 ‘HDC신라면세점㈜’을 신규설립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사업지는 용산 아이파크몰 4개층을 활용한다.


    사실 호텔신라는 이번 서울 시내 면세사업 면허 취득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호텔부지 말고 보유한 별다른 부지가 없어 새 면세점을 따 내려면 남의 건물을 빌리거나 사야하는 입장이었다. 그나마도 호텔신라가 해당 건물을 산다고 소문이라도 난다면 가격이 확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른 후보에 비해서 면세점 부지 확보가 쉽지 않았던 셈이다. 이 때문에 다른 사업자와 달리 아직까지 사업장 부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이미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시청 인근에 있는 한화빌딩과 한화손보빌딩을 유력한 입지 후보로 검토 중이었고,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과 강남 센트럴시티점을 후보지로 놓고 사업성을 따지고 있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용산의 아이파크몰을 면세점 사업지로 일찌감치 정했고, 현대백화점도 서울 강남의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발표했다.


    이번 호텔신라의 현대산업개발과 면세사업 협력한 것에 대해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긴장하는 눈치다. 아이파크몰의 입지적 강점과 신라면세점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협력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승부수라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를 '글로벌 빅3 면세점'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번 시내면세점 면허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적으로 진출하기보다는 입지적인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한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은 것이다. 또 정 회장도 호텔신라의 운영 노하우가 필요했다.


    이 부사장이 면세점사업 확장을 위해 다른 기업과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에는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신라면세점과 동화면세점은 상품구매자문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상품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호텔과 계열 여행사와의 협력을 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가가 현대가와 협력을 한다는 것은 오너 일가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호텔신라는 사업장 확보하기가 어렵고, 현대산업개발은 독자적인 운영에 부담이 있었던 만큼 면허를 취득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