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매진 사태... 스마트워치 시장 빅뱅 예고

    입력 : 2015.04.13 08:58

    [美·英 등 9개국 예약 판매… 예약 물량 하루 만에 품절]


    -올 1500만대 이상 판매 예상
    美, 6시간만에 전 모델 매진
    과거에도 애플 시장 참여로 스마트 기기 시장 확대돼


    -삼성·LG·모토로라 등과 경쟁
    애플과 反애플 진영 스마트워치 시장서 一戰


    애플이 내놓은 첫 스마트워치 '애플워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영국·중국·일본 등 9개국에서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애플이 할당한 첫 예약 물량이 하루 만에 품절됐다. 중국에서는 한 대당 2000만원이 넘는 최고가 모델이 1시간도 안 돼 매진됐고, 미국에서는 예약 접수 6시간 만에 전 모델이 매진됐다.


    애플워치의 돌풍은 스마트워치 시장 자체를 크게 키우는 효과와 동시에 올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적인 전쟁을 불러올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 등 선발 주자들은 신제품을 내놓았거나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지는 애플과 반(反)애플 진영의 치열한 경쟁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옮아붙는 모양새다.


    ◇애플워치, 첫날부터 매진 사태


    애플워치의 바람몰이는 시장이 예상한 것 이상이다. 이 제품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 18시간밖에 안 되고 다른 제품과 차별되는 기능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미국 언론 등으로부터 다소 박한 평가를 받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예약 판매 당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근처에 있는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매진 사태에 대해 "놀라울 정도(extraordinary)"라고 말했다.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에 '예약이 몰려 일부 모델의 경우는 6월, 다른 모델은 4~6주가 지나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블룸버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애플워치가 올 한 해 1500만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전체 스마트워치 판매량 1000만대(추정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 중 약 5%는 애플 관련 제품을 무조건 사는 열성팬이고, 아이폰이 지난해 2억대나 팔렸다는 점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애플의 브랜드 파워가 통할 경우, 애플워치는 단숨에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도 애플의 참여는 신형(新型) 스마트기기 시장을 확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MP3플레이어·스마트폰·태블릿PC 모두 애플이 처음 만든 게 아니라 후발 주자였다. 2010년 4월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했을 때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애플은 그해 15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아치우면서 본격적인 태블릿 PC 시대를 열었다.


    ◇삼성·LG·모토로라도 줄줄이 신제품 출시


    수년간 가능성만 보였던 스마트워치 시장은 선발 업체들과 애플워치가 경쟁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워치는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LG전자와 모토로라다. LG전자는 지난 3월 말과 4월 초 스마트워치 'LG워치 어베인'과 'LG워치 어베인LTE'를 연이어 출시했다. 두 제품은 3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은 모델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LG워치 어베인이 39만6000원, 음성통화가 되는 LTE 버전이 65만원이다. 애플워치의 예약 판매에 맞춰, 미국에서 인기 있는 스마트워치 '모토360'의 가격을 28% 할인한 모토로라도 곧 후속작을 내놓을 전망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삼성전자의 차기 스마트워치에 쏠리고 있다. 이 제품은 화면이 사각형이었던 전작 '기어S'와 달리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탑재된 고성능 응용프로세서(AP) '엑시노스7420'이 내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AP는 저전력 설계로 한 번 충전에 약 4~5일을 사용할 수 있어 애플워치의 약점인 짧은 배터리 수명을 공격하는 포인트가 된다. 삼성전자가 신작을 내놓으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도 '애플 대 반애플' 전선이 확고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