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15 09:59
LG전자(066570) (60,200원▲ 500 0.84%)가 삼성전자(005930) (1,463,000원▼ 11,000 -0.75%)갤럭시S6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을 'G4' 홍보에 교묘히 활용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제품 출시 시기가 비슷한 만큼 현재 갤럭시S6쪽으로 기운 세간의 관심을 G4로 끌고 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6는 이달 10일 출시됐으며, G4는 약 3주 후인 29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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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페이스북 계정
15일 LG전자 페이스북 계정이 올린 내용을 보면, G4 소비자 체험단을 모집하는 게시물에 '#배터리도 #두개'라는 문구를 해시태그(Hashtag)로 첨부했다.
해시태그는 특정 단어 앞에 '#'을 달아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같은 단어를 검색할 때 해당 게시물이 노출되도록 하는 SNS 기능이다.
LG전자는 경쟁 제품인 갤럭시S6가 애플 아이폰처럼 배터리 일체형(유니바디) 디자인으로 출시된 사실을 의식해 배터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갤럭시S6의 일체형 배터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갤럭시S6의 배터리 용량은 2550밀리암페어아워(mAh)로 전작인 갤럭시S5(2800mAh)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LG전자는 G4를 배터리 분리형 모델로 출시할 예정이다. G4의 배터리 용량은 3000mAh다.
직장인 장준영(31)씨는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를 계속 써온 이유 중 하나가 배터리가 분리형이기 때문이었다"며 "외출해서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편인데, 충전기를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모델이라면 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LG전자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F1.8 > 1.9'라는 표현도 있다. 이는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 값을 나타낸 것이다. 조리개 값이 낮을수록 어두운 곳에서 촬영이 더 잘 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표현은 "F1.8인 카메라가 F1.9인 카메라보다 더 우수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G4와 갤럭시S6의 조리개 값은 각각 F1.8과 F1.9다. LG전자는 부등호 기호의 큰 부분을 F1.8쪽으로 향하게 해 은근슬쩍 자사 제품이 한수 위란 사실을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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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LG전자의 G4 / 각사 제공
한 국내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G전자는 마치 원칙을 지키듯 삼성전자나 애플의 신제품 출시 시기를 피해 자신들의 제품을 발매했다"며 "이번에는 삼성과 불과 3주 간격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G4의 강점을 노골적으로 부각시킬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최근 G4 정보가 사전 유출된 사건도 삼성전자와 각을 세워야 하는 LG전자의 의도적인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13일 G4의 외관과 구체적인 사양이 표시된 정보가 LG전자가 운영하는 마이크로사이트를 통해 외부로 노출됐다. IT 전문매체 엔가젯 등 외신이 이 사실을 발견해 보도하면서 29일로 예정된 제품 공개행사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또 다른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6와의 차별점을 계속 어필하는 LG전자의 홍보 전략이 꽤 성공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G4 정보 유출이 정말 실수였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 손해될 만한 게 딱히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