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2 09:12
LG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G4'가 22일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갑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애플의 아이폰6와 맞서겠다며 내놓는 제품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큽니다. 한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아직 G4를 제대로 소개하는 공식 자료나 공개 행사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어떤 제품인지 알려주지도 않고서는 "자, 지금부터 예약을 받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G4는 오는 29일 정식 공개와 더불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니,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LG전자 관계자들은 "G4에 대해 알려질 건 다 알려진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3월에는 해외 IT 매체들에 G4 실물로 추정되는 사진이 수차례 유출됐습니다. 4월에도 G4의 전체 사양과 디자인을 담은 웹페이지가 통째로 해외 매체에 유출돼 '고의냐, 사고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 와중에 LG전자는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G4의 각 부품을 따로따로 소개하는 자료만 몇 차례 뿌렸습니다. 제품 실물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이뤄진 '찔끔 마케팅' 탓에 언론 보도는 단편적인 차원에 그쳤습니다. 갤럭시S6나 아이폰6도 출시 전에 반드시 거쳤던 언론의 '검증과 리뷰'라는 관문을 G4는 이런 식으로 슬쩍 피해갔습니다.
G4 예약 판매에 대해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사양은 알려줘야지, LG 이름만 보고 사라는 것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제품을 무턱대고 예약할 수 있는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 구도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변명합니다. 그런 고민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아무리 홍보 효과가 좋은 '입소문 마케팅'이라도 소비자의 눈높이와 욕구를 외면한 것이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비자의 냉정한 평가를 직면할 자신이 없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한 혁신도 결국 슬그머니 꼬리를 감출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