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파도 올 때 올라타자... 코스피 3大 테마株

    입력 : 2015.04.24 09:28

    코스피 2200 눈앞… 전문가들이 말하는 證市투자 전략


    지난 4년간 박스권에서 옴짝달싹하지 않던 코스피지수가 드디어 2100을 뚫고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어느새 2011년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 수준(2228.96)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식시장에 새로 발을 들이거나 그동안 뜸했던 거래를 재개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요즘 여의도에는 모처럼 봄 기운이 돌고 있다. 증권사 콜센터 상담 직원들은 밀려드는 상담 전화에 어느 때보다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황용 KDB대우증권 PB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해외 펀드 관련 문의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유커(遊客)·헬스케어·저유가' 3대 테마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과거 국내 증시 상승장을 이끌었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의 시대가 가고, 이들 종목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도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①유커 마음 잡은 소비주


    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종목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200만원대에서 거래됐는데 올해 400만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랐다. 국내 소비는 부진한 상황이지만 중국인들의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목표주가를 540만원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 화장품 시장은 이제야 고도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중국 소비자의 수요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처럼 중국 관광객을 뜻하는 유커를 사로잡은 소비주가 성장 가능성이 높아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매쿼리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 수는 향후 3년간 연평균 3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나홍석 이사는 "지난해 해외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인구의 2.1%에 불과하고 한국 방문객은 0.4%밖에 안 된다"며 "한국은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여서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화장품, 호텔, 카지노 등 관련주가 유망하다"라고 설명했다.


    중국계 펀드도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중국의 금융데이터 분석 업체인 WIND에 따르면 QDII(적격 국내 기관 투자자)를 통해 국내 주식에 투자한 펀드는 지난해부터 농심과 오리온 등 중국 소비주로 분류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3년까지는 담고 있지 않았던 두 종목을 지난해 각각 3125만위안(약 55억원), 2537만위안(약 45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업체인 코스맥스는 지난해 388만위안(약 9억원)을 편입했는데, 2012년에 비해 투자 금액이 두 배 이상 늘었다. CJ오쇼핑·아모레퍼시픽·코웨이·이마트에 대한 투자 금액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 비해 제품 경쟁력이 뛰어나 현지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투자자들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②실적이 받쳐주는 헬스케어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헬스케어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동반 상승했는데,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는 종목의 경우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박경륜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소득 증가와 고령화 추세로 건강과 의료에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단기 테마주가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부각되는 업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헬스케어 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관련주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민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데 올해 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③저(低)유가 덕 보는 정유·화학·항공


    국제유가 하락이 실적에 도움이 되는 정유, 화학, 항공주도 주목할 만하다. 정유주는 유가 하락으로 석유 제품의 수요가 늘면 정제 마진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화학과 항공주는 유가 하락이 곧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저유가로 우리나라와 태국 증시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강현철 NH투자증권 부장은 "과거 국제유가가 하락했을 때 기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신흥국이 우리나라와 태국이었다"라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저유가 수혜국은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악재 부각되는 7~8월 출렁일 수도


    대다수 증권사에서는 올해 코스피지수가 2200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지난 2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매수하라고 했는데, 올해는 이익 실현을 하고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 덕분에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되면서 증시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 변수 때문에 7~8월쯤에는 증시가 몇 차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팀장은 "그리스와 유로존이 부채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7월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커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