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4 09:53
[온라인 구매 '펀드슈퍼마켓' 출범 1주년… 성적표 들여다보니]
- 분산 투자가 수익률 갈랐다
30대, 평균 2.6개 펀드에 가입… 60대 이상은 4.5개에 투자
수익률, 3040보다 5060이 높아
- 高手들의 고수익 비법
이름보다 철저히 성과 보고 골라… 잘되는 펀드에는 추가로 투자
온라인 펀드 직접 구매 사이트 '펀드슈퍼마켓'이 23일로 출범 1년을 맞았다. 시중에 출시된 거의 모든 펀드를 한눈에 비교하고 반값 수수료로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3만7000여명이 약 9만개의 계좌를 만들어 48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해외 증시가 좋았고, 올 들어선 국내 증시도 급등한 덕분에 최근 1년간 펀드를 쇼핑한 투자자 대부분이 웃을 수 있었다. 9만개 계좌 중 95%가 흑자를 냈고, 전체 평균 수익률은 5.26%에 이르렀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연령대와 투자 방식 등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이다. 무엇이 이들의 투자 성적을 좌우했을까.
◇3040 앞지른 5060… 비결은 분산 투자
굳이 은행·증권사 지점에 발걸음할 필요 없이 인터넷 클릭만으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 깔리자, 역시나 인터넷에 익숙한 30~40대 젊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들었다. 전체 가입자 중 30대가 32.7%, 40대가 30.4%로 다른 연령층을 압도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따져보니 얘기가 달랐다. 연령대별 지난 1년간 투자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30대(7.1%)·40대(7.3%)보다 오히려 50대(8.9%)나 60대 이상(8.6%)이 1%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 것이다. 비결이 뭐였을까. 연령대별 투자자 1인당 투자 금액과 보유 펀드 개수를 살펴보자 실마리가 풀렸다. 30대 투자자는 1인당 평균 398만원을 계좌에 집어넣어 2.6개 펀드에 가입한 데 비해, 60대 이상 투자자는 평균 2496만원의 목돈으로 4.5개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 많은 돈을, 더 신중하게 분산 투자한 결과가 높은 수익률에 반영된 것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 민주영 팀장은 "젊은 층이 재미로 소액을 한 두 펀드에 몰방했다면, 장년층은 상당한 투자 금액을 신중하게 여러 펀드에 나눠 넣었다"고 말했다. 특히 장년층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문 상담사들에게 좋은 펀드가 무엇인지 상담을 받은 뒤, 가입은 수수료가 싼 펀드슈퍼마켓에서 하는 실속 있는 면모를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1년 수익률 17%… 고수들의 비법은?
펀드슈퍼마켓 고객 4만명 중 수익률 상위 100위 안에 든 '펀드 고수'들은 지난 1년간 평균 16.8%의 수익률을 올려 전체 평균 수익률을 세 배가량 웃돌았다. 그중에는 무려 37%의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도 있었다. 똑같은 투자 환경에서 범인(凡人)과 고수(高手)를 가른 비법을 분석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
①이름보다는 성과=고수들은 비슷한 유형의 펀드를 고르더라도 유명세보다는 철저히 수익률과 성과에 바탕해 펀드를 고르는 경향이 뚜렷했다. 가령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배당·중소형 펀드의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유명한 '신영고배당증권'과 '한국밸류10년투자'를 주로 골랐다. 이 둘은 전체 투자자의 투자 상위 10대 펀드 중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고수들의 포트폴리오에서는 이 펀드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고수들은 '현대인베스트로우프라이스'와 '동양중소형고배당'에 집중 투자했다. 일반인들이 주로 투자한 신영고배당이 최근 3개월 9%, 최근 1년 12.2%라는 성과를 내는 동안, 고수들이 고른 '동양중소형고배당'은 최근 3개월 22.6%, 최근 1년 46.7%라는 눈부신 수익을 냈다.
②잘되는 펀드는 더 산다=펀드 고수들은 분산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수익률 좋은 펀드에 추가 불입하는 전략을 즐겨 쓰고 있었다. 펀드 고수들의 1인당 펀드 개수는 11.2개로 전체 평균인 1인당 2.4개보다 5배가량 많았는데, 이는 같은 펀드에 중복·추가 투자하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가령 투자자 A씨는 '메리츠코리아증권1호'펀드에 처음 1만원을 불입한 뒤 성과가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 100만원, 1억원을 추가 투자해 펀드 계좌 수가 3개로 늘어났다. 같은 방법으로 '현대차이나대표기업레버리지'라는 펀드에는 9차례에 걸쳐 추가 투자했다. 이런 식으로 A씨는 총 31개 펀드에 투자해 평균 28%의 수익을 내고 있다.
③고위험·고수익 펀드에 과감히 투자=고수들은 분할 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대신, 펀드 자체는 수익성과 위험성이 높은 상품을 고르는 경향이 강했다. 고수들의 포트폴리오에서 5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는 중국 본토 주식 관련 주가지수 선물과 ETF에 투자해 지수의 1.5배만큼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 증시가 오르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내리면 그만큼 손해도 크다. 그런데도 펀드 고수 4명 중 1명이 포트폴리오에 이 펀드를 담았는데, 1년간 무려 192%의 수익률을 내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신 고수들은 배당주 펀드나 채권형 펀드 같은 중·저위험 펀드를 함께 담아 적절하게 위험을 분산했다.
◇싼 수수료 매력… 모바일 서비스도
펀드슈퍼마켓이 출범 1년 만에 빠르게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싼 보수 덕분이다. 투자자들이 오프라인에서 펀드에 가입하고 환매할 땐 통상 펀드 원금의 1.8%(C클래스 기준)의 보수를 내야 한다. 이 금액엔 한 번 떼가는 판매 보수뿐만 아니라 매년 일정액을 떼가는 운용보수 등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펀드슈퍼마켓에 등록된 인터넷 전용 ‘S클래스’ 펀드는 총 보수가 0.9% 수준이다.
만약 1000만원으로 같은 펀드에 5년 투자했고, 이 펀드가 연평균 5%의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오프라인에서 산 펀드 대비 펀드슈퍼마켓 펀드 수익률은 5.4%포인트 더 높아진다. 기간이 10년, 20년으로 길어질수록 차이는 더 벌어져, 20년 투자했을 땐 수익률 차이가 36.9%포인트까지 벌어진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펀드를 비교해보고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5월부터 본격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