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7 08:50
알림장 앱·벤처투자社 사고 印尼 모바일메신저 인수 고려
다음카카오가 올해 들어 인수·합병(M&A) 시장에 활발히 명함을 내밀고 있다. 알림장 앱(응용 프로그램) 업체인 키즈노트와 벤처 투자 업체 케이큐브벤처스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패스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는 현지에서 3000만명 넘게 사용하는 인기 서비스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했지만 사용자의 외면을 받았다. 당시 TV 광고까지 해가면서 거액을 투자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이런 경험에 따라 직접 진출 전략 대신 현지의 인기 서비스를 인수해 제공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 측은 "실무 차원에서 검토 중이긴 하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HK저축은행도 인수 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다음카카오는 HK저축은행에 대한 투자제안서까지 받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페이지'를 위탁 운영하는 업체 포도트리를 직접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인기 무료 내비게이션(길 안내) 앱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도 인수 대상이라는 말이 나왔으나 록앤올 측은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나 회사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다음카카오가 M&A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이유는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사실상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야심차게 시작한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전자상거래 등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성과가 없다.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게임 유통도 네이버와 외국 게임사 등의 대대적인 공세에 밀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지난 1월 인수한 어린이집·유치원용 알림장 앱 '키즈노트'는 한 번 썼던 사용자가 다시 사용하는 비율이 95% 이상일 정도로 인기가 좋다.
다음카카오는 M&A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올 1월 투자금 1000억원 규모의 투자 전문 법인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했다. 자회사로 편입한 케이큐브벤처스가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에 먼저 투자하고 케이벤처그룹은 이 중 성공 가능성이 큰 업체를 골라 재투자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최근 행보는 M&A를 통해 빠르게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