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홈쇼핑 채널 두개 보유...제7홈쇼핑 성공할까

    입력 : 2015.04.30 09:21

    공영TV홈쇼핑인 제7홈쇼핑(아임쇼핑) 출범을 두고 홈쇼핑업계에서는 기존 업체들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7홈쇼핑은 6월20일 시범방송을 시작하고 나서 7월1일 정식 출범이 예정된 상태다.


    중소기업 제품 전용 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이 있지만, 정부가 또 다시 중소기업 전용 공영 홈쇼핑을 허가한 표면적인 이유는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해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7홈쇼핑이 기존 홈쇼핑 채널과 차별화가 가능할지 미심쩍어하고 있다. 제7홈쇼핑의 지배구조와 설립 목적 등이 기존 홈쇼핑 채널과 비슷한 탓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1월 공영TV홈쇼핑 승인정책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 농협 7홈쇼핑, 홈앤쇼핑 모두 지분 보유


    제7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 400억원, 농협경제지주 360억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4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사실상 농협경제지주가 경영 전반을 이끌어가는 구조다.


    지난 2011년 설립된 홈앤쇼핑도 이와 비슷하다. 홈앤쇼핑은 중기중앙회 33%, 기업은행·중기유통센터·농협중앙회의 지분이 각각 15%다. 업계에서는 홈앤쇼핑이 사실상 농협경제지주의 계열회사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농협경제지주 지분율은 15% 미만이지만, 홈앤쇼핑의 재무정책과 영업정책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임원선임 등 이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지분법이 적용되고 있는 상태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데 사실상 농협이 두 개의 중기전문 채널을 유지하는 구조라서 차별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농협 입장에서는 유통 채널이 하나 더 생긴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낮은 채널 배정.. 경쟁력 의문


    성공 가능성도 의문이다. 제7홈쇼핑은 20번대 채널을 배정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송출수수료 부담을 낮춰 판매수수료를 20%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제7홈쇼핑이 판매에 유리한 낮은 번호 채널을 받으려면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를 늘려야한다.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면 판매수수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판매수수료가 높아지면 지금의 홈앤쇼핑과 차이가 없어진다.


    홈쇼핑업계의 판매수수료는 백화점보다 높은 30%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또 프라임시간대 방송을 위해서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다. 제7홈쇼핑의 경우 중소기업으로 제한한 상황이라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홈쇼핑업계는 기존 설립 취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된 사례가 많다. 농수축임산물 관련 상품을 80% 이상 편성하게 돼 있던 NS홈쇼핑은 해당 편성비중을 60%로 하향 조정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을 80% 이상 편성하긴 했지만, 방송 시간대 조정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데 급급한 상황이다. 중소기업 활성화를 목표로 했던 우리홈쇼핑도 2006년 롯데그룹에 매각됐다.


    홈쇼핑 채널 증가로 경쟁이 과열되면 홈쇼핑 업계와 납품업체의 비용증가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홈쇼핑업체 PD는 "최근 제7홈쇼핑 인력들을 대거 뽑고 있어 이직 준비를 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공영 홈쇼핑이라는 특성상 정년 보장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이 경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 낮은 판매수수료로는 회사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