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 웨어러블 기기 도입 속도 낸다

    입력 : 2015.05.07 11:46

    애플워치 출시 기폭제


    스마트 손목시계를 손목에 찬 운전자가 차 문을 열고, 차의 시동을 건다. 차 키를 찾기 위해 가방 속을 뒤질 필요가 없다. 시계를 착용한 운전자가 차량에 다가서면 사이드미러도 자동으로 펴진다. 안경 모양의 구글글래스를 착용하자 작은 안경 유리 안에 내비게이션이 나타난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웨어러블 열풍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는 말 그대로 우리 몸에 착용할 수 있는 각종 장치를 말한다. 각종 물건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되면서 자동차 산업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애플워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동차 산업과의 접목이 확대되고 있다.


    폴크스바겐 카넷 앱 작동 모습/폴크스바겐 제공


    폴크스바겐은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던 '카넷' 서비스를 애플워치로 확대했다. 사용자는 애플워치를 이용해 차 문을 비롯해 창문과 선루프를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또 자동차 연료 탱크에 남은 연료 양이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고, 최고 속도를 알려주는 기능도 포함됐다. 카넷 서비스는 2014년형 모델 일부 차량과 2015년 이후 출시된 차량에 기능이 들어 있다. 포르셰도 이와 유사한 '포르셰 카 커넥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BMW i 리모트앱을 실행한 애플워치 화면 모습/BMW 홈페이지


    BMW는 이보다 앞서 전기자동차 i3, i8에서 사용하는 전용앱인 'BMW i 리모드'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애플의 애플워치와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서 작동한다. 이 앱은 원거리 잠금 기능, 창문 닫힘 여부는 물론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 상태를 원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BMW의 '미니' 브랜드도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 웨어러블 글래스인 '미니 어그멘티드 비전'을 선보였다. 운전자가 안경을 쓰면 구글글래스처럼 내비게이션과 메시지를 읽을 수 있고 어려운 주차도 도와준다. 다만 이 기술은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현대자동차 (172,000원▲ 500 0.29%)도 올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삼성 스마트워치 제품에 원거리 시동, 잠금, 차량 추적 기능을 넣은 앱인 ‘블루링크’를 공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개발을 마무리하고 북미지역에서 판매되는 차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안드로이드용 앱을 선보인 후 애플워치를 포함한 애플용 블루링크를 선보일것"이라고 말했다.


    패블 스마트 워치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장면/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와 닛산도 웨어러블 기기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3년부터 구글과 협력해 구글글래스를 응용한 '글래스 웨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선보인 페블 스마트워치 앱은 도로 위 위험 경고 기능이 들어 있어 실시간으로 교통사고, 공사구간, 기상악화 등 위험요소를 알려준다. 닛산도 같은 해 '니스모'라 불리는 웨어러블 앱을 레이싱카 지원용으로 처음 개발했다.


    하지만 설익은 아이디어가 많아 취소되는 경우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는 지난해 10월 운전자의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 이상을 감지하는 좌석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최근 이를 취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마트 시계처럼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더 저렴한 비용과 더 정확한 기술로 비슷한 기능을 구현하고 있어 운전석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급성장하는 웨어러블 산업에 주목해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개발을 중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