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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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이 내부 전망보고서에서 최소 10년간 유가가 두 자릿 수를 기록할 것이라며 2011년 폐지한 산유량 쿼터제 부활 필요성을 언급했다. /블룸버그 제공
앞으로 최소 10년 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망이 나왔다. 2025년까지 유가가 지루한 보합권 횡보를 지속, 배럴당 76달러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OPEC은 10년 뒤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 2011년 사실상 폐지한 산유량 제한(쿼터제)를 재도입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은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2025년 유가가 배럴당 76달러 내외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주 비엔나에서 OPEC 회원국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OPEC 대표단 한 관계자는 "100달러는 더 이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OPEC은 지난해 6월 이후 유가가 절반 이상 하락했지만 감산(減産)을 결정하지 않았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일부 회원국이 감산을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오일 전쟁의 패권(覇權)을 두고 신흥에너지(미국 셰일오일)와 구에너지(석유수출국기구) 양 진영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이번 OPEC 보고서는 미국 주요 석유회사들이 저유가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고, 공급 체제를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에 따르면 OPEC 회원국 가운데 배럴당 76달러의 유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 예산을 충족할 수 있는 국가는 카타르와 쿠웨이트 뿐이다.
다른 OPEC 회원국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야 정부 예산과 국가 재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제리는 예산을 충족하려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OPEC 내부에서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유량 쿼터제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OPEC 회원국은 경제성장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2011년 이후 산유 쿼터제를 사실상 폐기했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시장 지배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면서 산유량을 사상 최고치로 늘린 상태다.
원유 시장에서 OPEC의 점유율은 점차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50%를 넘어섰던 점유율은 미국 셰일 개발 등으로 인해 32%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점유율이 현 수준에서 떨어질 때 생산 쿼터제를 재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