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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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윈(가운데) 알리바바 회장이 1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마윈(잭 마) 회장은 19일 한국에서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가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마 회장은 이와 함께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한국에 맞게 현지화하는 '코리안페이(Korean Pay)'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 회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알리바바가 한국에 진출해 한국의 소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시장에서 물러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한국에 많은 것 같다"며 "알리바바가 한국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와 유통 업계는 알리바바의 한국 시장 진출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장 잠식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는 상품을 직접 파는 업체가 아니라 다른 회사가 상품을 파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알리바바는 한국의 전통적인 유통 업체들이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과 중국, 한국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싶다"며 "한국의 물류 관련 기업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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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1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형 알리페이 '코리안페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 회장은 한국 결제 시장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진출 의사를 표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자회사 알리페이를 통해 중국 전자결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다.
마 회장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 이후 구매의 마지막 단계인 결제 시스템도 직접 운영하기 위해 알리페이를 만들었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물품을 산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놨다가 구매자가 제품을 확인한 후 판매자에게 결제액을 송금한다. 알리페이는 돈을 맡은 동안 자금을 운용해 이자를 주는 위어바오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액은 1500억달러(약 164조원)를 넘어섰다.
마 회장은 알리페이와 협력할 한국 파트너 회사를 찾고 싶다고 했다. 이를 통해 코리안페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알리페이는 서울 명동 등에서 중국 관광객이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영업망을 갖췄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에 관심이 많은데, 알리페이를 현지에서 운영해 발전하는 협력 모델을 찾고 싶다"며 "한국 금융 분야에서 코리안페이를 만들어낸다면 중소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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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윈 알리바바 회장(오른쪽)과 사브리나 펑 알리페이 인터내셔널 대표가 1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사브리나 펑 알리페이 인터내셔널 대표는 "한국인에게는 알리페이가 아니라 코리안페이가 필요하다"고 했다. 펑 대표는 "단순히 한국에 알리페이의 모든 서비스를 가져오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갖춘 파트너 회사와 함께 알리바바가 11년간 축적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공유해 코리안페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이날 데이터 기술(DT)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에 기반한 데이터 기술을 앞으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미래 기술로 꼽았다. 그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 의료건강, 환경 보호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한국의 청년 창업가들도 모바일 기술과 클라우드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전 세계를 하나의 가까운 이웃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