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21 09:37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운데 모바일 인터넷TV(IPTV) 무료 혜택이 사실상 반쪽짜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너무 적어서 추가로 요금을 지불해야 서비스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252,000원▲ 2,000 0.80%)은 이달 20일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월 2만9900원부터 10만원 요금제까지 모든 요금제에서 모바일 IPTV인 'Btv'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출시한 데이터 요금제는 소비자의 사용량을 반영하지 못하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만9900원 요금제는 매월 300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모바일 메신저나 인터넷 서핑에 사용되는 데이터량을 감안하면 영화 한편을 보기에도 벅차다. 현재 Btv에서 상영 중인 영화 ‘인터스텔라’의 데이터 용량은 HD급 기준 2.8기가바이트(GB)로, 2만9900원 요금제 제공량의 9배가 넘는다. 이 요금제에 가입한 가입자가 인터스텔라 한 편을 보려면 약 2.5GB 이상의 데이터를 추가로 사야 한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5만1250원 추가로 내야 한다.
데이터를 3.5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월 4만7000원짜리 요금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소 사용하는 데이터를 1GB 미만으로 줄여야 영화 한편을 겨우 볼 수 있다. 2시간 이상 지속되는 야구경기 역시 2GB 이상의 데이터가 소모되다보니 사실상 시청하기 어렵다.
KT (29,750원▲ 100 0.34%)와 LG유플러스 (9,710원▲ 60 0.62%)도 요금제의 차이는 있지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올레TV 모바일, U+HDTV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동영상 콘텐츠를 마음 놓고 보기 어렵다.
이동통신사들은 이에 대해 "집이나 무선랜 지역에서 동영상을 볼 경우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2014년 발표한 '한국인 스마트폰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5명은 버스나, 지하철 등 이동 중인 대중교통 안에서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신사들의 말처럼 집이나 와이파이 터지는 고정된 장소에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작전을 모의한 것처럼 모바일 IPTV 무료 제공을 혜택을 내세운 점에 대해 고도의 전략이 숨겨져 있다고 지적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 요금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따라서 가입자가 데이터를 많이 사용할수록 통신사의 이익이 높아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마치 협의한 것처럼 똑같이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모바일TV 무료 혜택을 추가한 것은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바일 IPTV 무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 이용과 데이터 사용을 적응시키기 위한 통신사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