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있다'...스마트폰 제조사 살리는 '중저가폰'

    입력 : 2015.06.01 10:32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 만큼이나 보급형 모델 출시가 중요해지고 있다. LG전자 'G4'(왼쪽에서 세번째 브라운 커버)를 기준으로 왼쪽 2종이 'G4 스타일러스', 오른쪽 3종이 'G4c'다. / LG전자 제공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이 출시되지 않았거나 판매가 지지부진할 때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을뿐 아니라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시장 공략에도 적극 활용된다.


    LG전자 (55,000원▼ 300 -0.54%)는 지난달 27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이동통신용 기기(모델명 LG-F570S)에 대한 전파인증을 받았다. 정보통신 기기를 판매하는 사업자는 제품 출시하기 전 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LG전자측은 이 기기가 어떤 제품인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4월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G4'에서 파생된 보급형 모델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G4와 유사한 디자인의 보급형 스마트폰 2종을 해외 시장에 잇따라 선보이는 등 중저가 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보급형 모델들을 함께 출시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지난해 6월 G4의 전작(前作) 'G3'를 출시한 이후에도 G3비트, G3스타일러스, G비스타, G3스크린 등 보급형 모델들을 잇따라 선보여 글로벌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인 5910만대는 전년도인 2013년보다 24% 증가한 것이다.

    >LG전자는 올해도 비슷한 방식으로 ‘G4 패밀리’ 구축에 나섰다. 현재 G4의 보급형 모델인 'G4 스타일러스'를 북미, 유럽, 중남미 등의 지역에 출시했고, 이달 중에는 또 다른 중저가 모델인 ‘G4c’를 유럽, 아시아, 중동 등에 발매한다. G4 스타일러스는 화면 크기가 5.7인치로 5.5인치인 G4보다 조금 더 크고, G4c는 5인치로 G4보다 작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보급형 스마트폰 '볼트'와 'G 스타일로'를 연이어 국내 출시하고, 마그나와 스피릿, 레온, 조이 등 4종은 해외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며 "특히 중남미와 같은 신흥 시장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후면과 테두리를 메탈 소재로 둘러싼 갤럭시A7과 갤럭시A5를 출시했다. 두 모델의 출고가는 갤럭시S6보다 30~40만원 더 싸다. / 삼성전자 제공


    프리미엄을 고집하는 삼성전자 (1,295,000원▼ 12,000 -0.92%)도 사실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에 재미를 봤다.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는 올해 1분기 2조7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39.79% 개선됐다. 올 1분기에 이 회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출시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프리미엄급 신제품이 없는 상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이 회사는 올 1분기에 총 99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중 스마트폰은 8000만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급형 모델의 판매량을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맞다"며 "갤럭시 A와 E, J 등 중저가 모델 시리즈가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애플도 아이폰6의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6C'를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아이폰6C 출시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 AUO가 애플에 아이폰6C용 4인치 패널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출시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저가형 모델인 아이폰5C를 출시했다가 실패를 맛보긴 했지만 구매력이 약한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해선 보급형 스마트폰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꼭 아이폰6C가 아니더라도 저가형 모델을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