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10 09:58
[SK플래닛·네이버·다음카카오 '맵워']
어디, 어느 가게 잘 다니는지 훤히 파악… 맞춤형 서비스 가능… 무인車에도 필수
SK, 13년 T맵 노하우로 콜택시 서비스
네이버, 맛집 등 1600만곳 상점정보 제공
다음, 콜택시 이어 대리운전 선보일 예정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초행길을 갈 때는 착착 접은 지도나 두꺼운 책자 하나는 꼭 챙겨야 했다. 그럼에도 복잡한 골목이나 층층이 나눠진 건물까지 도착하기까지는 주변 사람을 붙잡고 여러 번 물어봐야 했다.
이제는 손안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국 방방곡곡 어디를 가도 불편함이 없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전자 지도 앱(응용 프로그램)이 골목 구석까지 낱낱이 안내해주고 도로 주변 사진까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도는 기업에도 수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어디를 자주 다니는지, 어떤 가게를 자주 찾는지 등의 정보를 알면 그만큼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고객의 위치에 따라 선호 매장을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다 보니 SK플래닛·네이버·다음카카오 등 IT(정보기술) 업체들은 각자 지도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나침반'으로 선택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지도를 포함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서비스인 O2O(Online To Offline)의 국내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15조원(KT경제경영연구소 추산)에 달한다.
◇내비게이션부터 콜택시까지…15조 시장 잡아라
현재 지도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영역은 O2O다. O2O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서로 연결해 실생활과 직결되는 서비스를 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 오프라인 정보인 위치 정보를 활용해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길 안내, 전자상거래, 콜택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SK플래닛은 오랫동안 지도 서비스를 제공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2002년 내비게이션(길 안내) 서비스인 'T맵'을 출시한 이후 13년 넘게 지도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교통 정보와 지역 데이터베이스(DB)는 SK플래닛의 최대 강점이다.
최근에는 콜택시 서비스인 T맵 택시를 선보였고, 전자상거래 서비스 '시럽(Syrup)'도 제공한다. T맵 택시는 승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택시를 부르면 T맵에 뜬 위치 정보를 활용해 승객을 태우러 가고,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서비스다. 시럽은 위치 정보와 전자상거래를 연결한 방식이다. 시럽 앱을 이용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결제를 할 수 있고, 가맹점 근처를 지나가면 할인 행사나 쿠폰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전송되기도 한다.
다음카카오는 지도 서비스 강화를 통해 네이버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달 19일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을 626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기존 '다음 지도'가 가진 위치 정보와 김기사의 목적지 정보 등을 조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가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미 100만명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외에도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지도를 활용한 추가 서비스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모바일 쇼핑과 지도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1600만개가 넘는 맛집 등 매장 정보를 대거 활용할 계획이다. 지도에서 업체 이름만 검색하면 네티즌들의 리뷰부터 가격·위치 정보 등을 보여주는 식이다. 또 스마트폰·태블릿PC로 오프라인 매장의 물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샵윈도'도 지도와 함께 제공된다. 네이버 지도에서 패션·인테리어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샵윈도 입점 업체의 위치·물품·가격 정보 등을 보여준다.
◇지도를 차지해야 미래가 보인다
지도 서비스는 새로운 영역으로 계속 뻗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 주행 자동차(무인차)다.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무인차는 방대한 지도 DB와 실시간 교통 정보 반영 시스템이 핵심이다. 만약 DB가 틀리거나 교통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자동차에 모든 도로의 DB가 내장되고 실시간 도로 상황도 업데이트돼야 한다.
현재 가장 앞서나가는 업체는 구글과 애플이다. 이미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각국의 지도 DB를 확보한 양사는 각각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라는 이름의 자동차용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무인차 시험 운행에 나선 상태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서도 '두뇌'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IT 업체들은 아직 무인차용 지도 서비스까지는 진출하지 못한 상태다. SK플래닛은 T맵을 활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SKVIP'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길 안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차량 내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연비 주행을 지원하는 친환경 운전 서비스 '에코 드라이빙' 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