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들의 눈물'로 쓴 역대 최고 고용률 66.1%

    입력 : 2015.06.11 10:05

    [5월 고용 동향… 50대 여성·청년의 시간제 일자리 늘어]
    실업률도 계속 상승… 구직자 늘어 생긴 현상


    지방 사립대에 다니는 김모(24)씨는 제대 후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밤에 몸 상하는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요즘은 최저 시급을 받아도 편의점이 나은 것 같아 바꿨다고 했다. 그는 "등록금 손 벌리기 싫어 지난 학기엔 아예 학교를 쉬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통계상 실업자가 아닌 취업자로 분류된다.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이모(62)씨는 4년 전엔 전업주부였는데, 요즘은 요양병원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 24시간 일하고 다음 날 하루 쉰다. 일당 8만6000원 벌이니, 월수입 120만원 정도다. 대기업 계열 회사에 다니다 8년 전 퇴직한 남편은 월 100만원 벌이 주차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같이 사는 아들(29)은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일한다. 가족 3명이 모두 생업 전선에 뛰어든 셈이다.


    다양한 사유로 새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5월 고용 동향' 자료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OECD 기준,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은 66.1%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0.5%포인트 상승했다. 취업할 수 있는 사람 중 3분의 2가량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1982년 7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취업자 수로 보면 작년보다 37만9000명 늘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14만3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만명) 등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50대 이상 여성·청년 고용률 늘어


    최근 고용시장에선 50대 여성 취업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50대 여성 고용률은 62.4%로 5년 전(58.6%)보다 4%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의 끝자락인 이 여성들은 모은 돈은 많지 않지만 예전보다 오래 살아야 해 취업할 뜻이 강하다"며 "주5일제 확산 등으로 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50대 여성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수치상 청년(15~29세) 고용률도 늘고 있다. 이 연령층의 고용률은 지난해 5월 40.5%에서 올해 5월엔 41.7%로 올랐다. 황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기본적으로 1인 가장인 아버지가 가족이 쓰는 모든 돈을 책임졌지만, 요즘은 학생이라도 학비나 생활비 중 일부를 자신이 벌어 써야 하는 계층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0대 여성과 청년층이 시간제 일자리에 투입되면서, 전체 일자리 중 단기(短期) 일자리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아르바이트 등으로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14.1%를 차지했다. 2010년 같은 달(13.3%)보다 0.8%포인트 뛰었다. 정부가 2017년까지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고용률이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다. 김태기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률이 올라가는 것은 중장년 층의 질(質) 나쁜 일자리가 늘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업률도 덩달아 상승


    의아한 점은 고용률뿐 아니라 실업률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3.8%로 2010년(3.2%)과 비교해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직장을 구하러 취업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통계상 실업자는 '조사 기간 이전 4주 동안 이력서를 내는 등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을 의미한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다른 계층보다 청년 실업률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5월만 해도 6.4%였던 청년실업률이 지난달에는 9.3%까지 뛰었다. 그만큼 직장을 찾는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청년들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구직 활동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