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는 'T맵택시', KT는 '카카오택시'..."택시기사들은 헷갈려"

    입력 : 2015.06.17 09:23

    다음카카오가 올해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 앱(왼쪽)과 SK플래닛이 내놓은 'T맵 택시' 기사용 앱의 아이콘 / 각사 제공


    국내 콜택시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으로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 시장에서 다음카카오 (101,700원▼ 3,900 -3.69%)와 SK플래닛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두 회사가 택시기사 회원들에게 무료 데이터를 지원하기 위해 협업 관계를 맺은 이동통신사가 제각기 달라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는 KT (28,950원▼ 300 -1.03%), SK플래닛의 'T맵 택시'는 SK텔레콤 (257,000원▲ 500 0.19%), LG유플러스 (9,390원▼ 20 -0.21%)와 각각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자사 콜택시 앱을 이용하는 기사 회원들에게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콜택시 앱을 활용하는 택시기사들은 보통 기사용 앱을 실행한 상태에서 승객의 콜 요청을 기다린다. 대기 중 본인이 원하는 콜이 들어오면 이를 수락한 뒤 운행에 돌입하는 식이다. 문제는 하루 종일 앱을 켜놓고 있다보면 데이터 요금이 과다 청구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주행을 할 때 콜택시 앱에 연동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택시기사들이 많아 데이터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콜택시 앱 서비스 업체들은 이동통신 3사와 저마다 협력 관계를 맺고 택시기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건 T맵 택시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이다. SK플래닛은 지난 4월 21일 앱 출시와 함께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각각 제휴를 맺었다. 현재 SK플래닛은 두 이동통신사의 데이터를 쿠폰 형태로 선구매한 뒤 기사 회원들이 T맵 택시 앱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 요금을 대신 지불해주고 있다.


    뒤를 이어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KT와 손을 잡고 데이터 요금 지원에 나섰다.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 가운데 KT 통신망에 가입한 사람은 콜 요청을 받거나 운행을 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단, 앱에 나타나는 지도 화면을 확대 또는 축소하거나 앱에 연동된 '김기사' 앱으로 길안내를 받을 경우에는 데이터 사용료가 발생한다.


    그러나 KT에 가입한 택시기사가 T맵 택시 앱을 이용하면 데이터 사용료가 발생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가입자가 카카오택시를 쓸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부천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김모(55)씨는 "카카오택시 회원 수가 많다고 들어 이 앱을 쓰고 싶은데 KT 가입자가 아니라 데이터 소진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당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뿐 아니라 KT에도 데이터 쿠폰 구매를 요청했지만 KT가 이를 거절해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며 "이동통신사의 수익이 늘어나는 제안일 뿐 딱히 거절할 만한 사항이 아닌데도 KT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콜택시 앱 서비스 업체들과의 계약에 관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이 데이터 쿠폰 구매 관련 제안을 했을 당시 KT는 이미 다음카카오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 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올해 3월 31일 출시된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개시 2주만에 기사 회원 4만명을 끌어모았다. 현재는 8만명을 넘어섰다. T맵 택시는 지난 4월 21일 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지금까지 4만명 이상의 기사 회원을 확보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등록된 일반 콜택시가 약 6만300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