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23 09:13
-
- ▲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왼쪽에서 첫번째)과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등이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의 '전통시장 우수상품 페어'에 참여해 전시 중인 음식을 먹어보고 있다. /신세계 제공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가한 유통대기업들이 활발한 상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평가기준 점수는 총 1000점이다. 이 중 사회공헌(상생) 항목이 차지하는 점수는 150점. 대폭 늘어난 사회공헌활동은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과락을 면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하게 상생을 주문하고 있는 탓도 있지만, 시내면세점 입찰에 앞서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작업"이라며 "면세점 입찰경쟁이 끝난 뒤에는 지금처럼 경쟁적으로 상생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활발하게 상생전략을 펼치는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는 올해 들어 '국산의 힘' 프로젝트와 '전통시장 우수상품 페어'를 진행중이다.
올해 3월부터 진행중인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국산 농수산물 중 우수 상품을 발굴해 이마트, SSG닷컴 같은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까지 도와주는 상생 사업이다. 현재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된 상품은 성전 감귤, 예산 무지개 방울토마토, 제주 활소라 등이다. 이마트는 연말까지 지원 대상 농수산물을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는 전통시장 상품 중 우수상품을 발굴 프로젝트 '전통시장 우수상품 페어'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는 4월 열린 전통시장 우수상품 박람회에 참가한 100개 상품 중 27개를 선정해 오디션 방식으로 심사 중이다. 우수상품으로 최종 선정된 상품은 이마트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 상품으로 개발되며, 신세계 유통채널에서 판매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던 것이고, 올해는 이마트를 중심으로 상생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봉투 배포와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4월부터 사회적 기업 육성을 돕는 '사회적 기업 패셔니스타(Passionista)'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업가정신, 사업 모델, 조직 역량 등을 기준으로 연말까지 사회적기업 3곳을 선발하고, 3년간 9개 회사에 총 1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재정지원, 경영자문, 판로개척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신예 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 '코드 에이치(Code H)'도 진행중이다. 현대백화점은 5~7일 면세점 부지로 선정한 무역센터에서 21개 토종 신진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 박람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우수 브랜드로 선정되면 현대백화점 신진디자이너 편집숍 '쏘울331'과 8월 오픈 예정인 판교점 신진디자이너 전용매장에 입점할 기회를 얻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패셔니스타 프로젝트를 통해 3년간 10억원을 사회적기업에 지원할 예정이며, 패션수주회를 후원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20억원을 들여 각종 문화행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SK네트웍스는 5월부터 중기청과 손잡고 워커힐면세점에 중소기업 전용 판매장 '아임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시 3000억원을 투자해 동대문 상권을 살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충남창조혁신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농축수산물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들어 면세점 입찰 참가 업체들의 기부금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호텔롯데의 올해 1분기 기부금은 3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7100만원)보다 약 418% 늘었다. SK네트웍스의 1분기 기부금은 10억14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600만원)보다 1만6800% 늘었다. HDC신라면세점으로 입찰 경쟁에 참여한 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기부금 역시 5억3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300만원)보다 1만6666% 증가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입찰 참가업체들의 기부금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은 입찰 경쟁에서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한 것"이라며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떨어진 업체들은 곧 기부금 규모가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