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고 97% 할인폭 가장 커... 한섬, 여성복 장만에 최고

    입력 : 2015.07.02 09:18

    [아웃렛보다 더 싸다는 '창고형 아웃렛' 4곳 비교해보니]


    롯데, 의류·가전서 주방용품까지 식당가도 있어 가족쇼핑에 편리
    이랜드 엔씨픽스, 할인폭 90%… 해외 의류 브랜드 많은 게 강점
    세정, 용인·부산 등 전국에 매장… 교환·환불 않는 곳도 있어 유의


    인천시 중구 항동 롯데마트는 올 5월 하순, 롯데 팩토리 아울렛 인천점으로 다시 개장했다. 과거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던 매장은 옷이나 신발 같은 상품을 그냥 늘어놓는 형태로 바뀌었다. 상품에 대해 안내해주는 직원도 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적다. 심지어 박스째로 쌓아놓은 물건도 있다.


    그러나 개장 이후 한 달여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20만명에 이른다. 도심이나 교외에 있는 아웃렛보다 물건 값이 더 싸기 때문이다. 주부 장희연(29)씨는 "디자인에 구애받지 않는 물건은 이곳에 오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가져갈 수 있다"며 "빨리 자라는 아이들 옷은 물론, 주방용품도 사갈 수 있어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롯데팩토리아울렛 인천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국내 유통 기업이 처음으로 개장한 이 창고형 아웃렛은 생산된 지 1~2년 된 제품을 최대 9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국내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롯데가 뛰어들면서, 창고형 아웃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창고형 아웃렛은 기존의 아웃렛보다 더 오래전에 생산된 이월상품을 파는 곳이다. 가격도 일반 아웃렛보다 30~50% 정도 더 싸다.


    아웃렛은 1990년대부터 패션업체들이 재고 물량 처리를 위해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그룹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창고형 아웃렛도 비슷한 흐름을 거쳐 성장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패션업체들은 2000년대부터 창고형 아웃렛을 1~2곳씩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최고 97% 할인된 제품도 팔아


    롯데 팩토리 아울렛 인천점은 유통 대기업이 연 국내 최초의 창고형 아웃렛이다. 블랙야크·리바이스·미샤·아이잗바바·지고트 같은 패션·아웃도어 브랜드와 쿠쿠·휴롬 등 주방 브랜드 등 177개 브랜드가 모여있다. 여성·남성 의류 87개, 아동·유아 18개, 레저·스포츠 29개, 잡화 22개, 생활가전 9개, 식음료 12개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다. 평균 할인율은 40~70% 정도이며, 생산된 지 2년이 넘은 제품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할인 폭은 일반 아웃렛보다 30~50% 높다. 2만8000원에 팔리던 리바이스 키즈의 라운드 티셔츠는 70% 할인된 가격인 8400원에, 더아이잗컬렉션 여성 원피스는 59만8000원에서 97% 할인된 1만9000원에 파는 식이다.


    창고형 아웃렛이지만 식당가와 문화공간도 있다. 한식 뷔페 '풀잎채', 김치요리 전문점 '장호짤라집', 스테이크 전문점 '미스테이크'와 250㎡(약 75평) 크기의 '타요버스 키즈카페' 등이 들어와 있다.



    1년차 상품의 비중이 크면서도 할인율은 창고형 아웃렛과 비슷한 수준인 곳도 있다. 2013년 5월 서울 당산점부터 영업을 시작한 이랜드 엔씨픽스는 1년차 상품이 80%, 2년차 상품이 20%로 구성돼 있다. 할인율은 70~90%다. 해외 브랜드 상품은 해외에서 병행 수입을 통해 공급해 할인 폭을 키웠다. 생산된 지 1년 된 아디다스 운동화는 정가 12만9000원의 50%(6만4500원) 가격에 살 수 있다. 노스페이스의 반팔 티셔츠와 지스타의 청바지도 절반 가격이다. 2년차 상품의 할인 폭은 더 크다. 디아도라 가방은 정가의 20%인 1만7800원이면 살 수 있다.


    200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한섬 팩토리 아울렛은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인 타임·마인·시스템·SJSJ·쥬시꾸띄르·끌로에·랑방 등을 최대 85% 싸게 판다. 한섬의 패션 브랜드들은 백화점 할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생산한 지 3년이 된 옷들을 1년에 2번씩 소각한다. 이 옷들을 할인해 살 수 있는 곳은 한섬 팩토리 아울렛밖에 없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매장이 있다. 할인율은 70~85%다.


    신사복·여성복 브랜드 위주의 아웃렛도 있다. 세정아울렛은 생산된 지 2~3년 된 인디안, 브루노바피, 헤리토리, 올리비아로렌 등의 브랜드 제품을 70~ 90% 할인된 가격에 판다. 2009년 경기도 용인에 첫 매장을 열었고, 지금은 수원·평택, 부산과 경남 등지에도 매장을 두고 있다.


    ◇원하는 사이즈·색상 찾기 어려운 게 단점


    창고형 아웃렛은 값이 싸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단점도 있다. 우선 원하는 사이즈나 색상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팔고 남은 재고 물량을 판매하는 것이라 상품의 수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품을 많이 팔면서 뒤져봐야 한다. 유행을 타는 상품은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충동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분의 단추 같은 게 붙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교환·환불 규정도 살펴야 한다. 한섬팩토리아울렛은 정책적으로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제품 교환도 같은 브랜드, 같은 상품으로 색상이나 사이즈 변경만 가능하다.


    이랜드 엔씨픽스는 영수증을 지참하면 일주일 이내에 교환·환불을 해주지만 신발과 잡화는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교환·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롯데 팩토리 아울렛은 각 브랜드 본사 규정에 따라 교환·환불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브랜드별로 영수증에 교환·환불 기간을 적어놓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