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港서 자란 마도로스, 세계 바다를 호령한다

    입력 : 2015.07.02 09:46

    [IMO 사무총장 당선된 임기택 "3면 바다인 한국, 국력 업그레이드 기회 될 것"]


    "원조 받던 한국의 성장에 중진·개도국이 표 몰아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4년간


    "저의 당선은 대한민국 덕분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화한 과정에 대해 중진국과 개도국 등이 높이 평가했습니다."


    IMO(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에 당선된 임기택(59)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해운, 조선, 해양 등 관련 산업이 IMO의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바다로 뻗어나가며 국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임기택(59) 부산항만공사 사장. 임 사장은 지난 30일 영국 런던의 IMO 본부에서 열린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덴마크·러시아 등 5개국 후보들을 물리치고‘바다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통하는 IMO 수장에 당선됐다. /해양수산부 제공


    임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런던 IMO본부에서 40개 이사국이 참여한 선거에서 5차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유력했던 덴마크 후보를 눌렀다. 초반 열세를 뒤집은 역전극이었다. 내년 1월 1일부터 4년 임기가 시작되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그는 당선 배경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중남미 표가 결집했고, 유기준 해수부 장관과 외교부가 아세안 등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활동한 결과"라고 말했다.


    임 당선자는 마산항이 내다보이는 마산합포구 월영동(현재 창원시)에서 2남4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비누 공장을 운영하는 집안이었는데, 선친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시의원 등을 지냈지만, 살림은 점차 기울었다고 한다. 한 동창은 "그가 단칸방이나 다름없는 집에 살면서도 항상 꼿꼿했다. 통이 커서 자기는 양보하고 남들부터 챙겼다"고 기억했다. 임 당선자는 키 181㎝에 90여㎏의 거구다.


    임 당선자는 "어린 시절 집에서 300미터만 뛰어나가면 바다가 있었다. 바다에 떠 있는 배를 보면서 용기를 얻고 꿈을 키웠다"고 했다. 마산중, 마산고(32회)를 나와 '등록금이 거의 없는' 한국해양대 항해학과에 진학했다. 해군 ROTC를 거쳐 4년 7개월 동안 대형 유조선, 광물·자동차·곡물 운반선 등 외항선을 탔고, 1등 항해사 자격증도 땄다. 직접 선원 경험을 했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서른에 해운항만청 사무관으로 임용돼 27년간 해사안전정책관과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 해수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IMO연락관과 IMO 산하기관 의장, 주영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을 지내며 국제 네트워크도 넓혔다. 활달한 성품과 대학시절부터 파고든 영어 실력 등이 밑바탕이 됐다. 임 당선자의 당선 소식은 세월호 사태 이후 침체된 해양 분야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해양 분야에서도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재도약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회원국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한국의 발전을 응원하겠습니다."